前사무관 "靑이 KT&G사장 교체 지시"…기재부 "사실무근"

유튜브에 영상 올려 "차관까지 보고된 문건" 주장…기재부 "담당과 소속도 아냐"

유튜브 캡쳐.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G의 사장 교체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지낸 신재민(32·행정고시 57회) 씨는 지난 29일 유튜브에 '뭐? 문재인정권 청와대가 민간기업 사장을 바꾸려했다고?!'란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신씨는 이 동영상에서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고 정부는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을 동원해 영향력 행사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지난 5월 16일 MBC가 보도한 <정부, KT&G 사장 인사개입…문건 입수> 기사를 언급하면서 "그 문건을 언론에 제보한 사람이 나"라고도 했다.

당시 보도는 'KT&G 사장 선임에 개입한 기재부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기재부 문건엔 정부의 소유 지분이 없는 만큼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의 지분을 통한 우회적인 개입 방법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기재부는 "담배사업을 관리하는 출자관리과 담당자가 담배사업법 적용대상 기관인 KT&G의 경영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은행 등에 문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신씨는 이번 유튜브에서 "당시 보고된 문건은 실무자가 작성한 문건이 아니라 차관님에게까지 보고됐던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차관님 집무실 옆 부속실에서 제 문서를 편집하러 갔다가 KT&G 관련 문건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신씨는 또 "청와대가 지시한 건 중에서 KT&G 사장 교체 건은 잘 안 됐지만 서울신문 사장 교체 건은 잘해야 한다고 했다. 직접 들었다"고도 했다.

이어 "KT&G 사장 인사에 대해 개입하려고 했던 상황에서 민영화된 민간 기업에 대한 관리 방안을 모색해 보라는 지시를 그때 하셨다"며 "차관 보고 자리에 배석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지난 2012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2014년부터 기재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7월 퇴직해 학원강사를 준비 중이다.

이같은 신씨의 주장에 대해 기재부는 30일 보도자료를 내어 "신 전 사무관이 유튜브에서 언급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KT&G 담당과인 출자관리과 소속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기재부는 "출자관리과에서 담배사업법상 정상적인 업무처리 과정의 일환으로 KT&G 현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KT&G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며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부인했다.

기재부는 특히 "문서유출행위에 대해선 불법성 여부 등을 판단해 엄정히 처리해 나갈 것"이라며 후속 대응을 예고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이 스타 강사가 되겠다며 그만두겠다고 했다"며 "이제 와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신씨의 주장에서 언급된 서울신문측도 “기재부는 9월 기준 서울신문 지분의 33.86%를 가진 최대주주”라며 “지난 3월 기존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주주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했고, 기재부도 자체 판단에 따라 합법적 절차를 통해 주주 권리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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