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9일 개막된 평창동계올림픽은 스포츠제전 이상의 의미를 띄며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북남관계 개선' 의지를 다지고, 평창동계올림픽을 민족적 경사로 규정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신호탄을 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직제상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인 한국을 향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특히 지난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며 미국과 극단 대결로 치달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두혈통' 김여정 부부장의 방한은 '비핵화 입구'에 들어서는 북한의 의지를 가늠케했다.
외신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부부장이 악수를 하는 장면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이를 ‘역사적인 악수’라고 표현했고, AP통신도 ‘양국이 역사적인 악수를 올림픽 개회식에서 나눴다’는 제목의 기사 등을 통해 "남북이 함께 동시 입장하는 것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긴급 타전했다. 독일 DPA통신은 "날씨는 추웠지만 경기장에서는 따뜻한 빛을 느낄 수 있었다. 개회식은 하룻밤 동안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 줬다"고 평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후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 서울 공연은 큰 관심을 끌었다.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9년을 거치며 남북관계는 경색을 넘어 단절됐고, 남북간 동·서 군사 통신채널은 물론 판문점 연락채널도 완전히 끊겼다.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서로 연락할 길이 없었고, 동해상에서 선박 표류로 남측에 넘어온 북한 주민을 송환하기 위해 판문점에서 '핸드마이크'로 북측에 관련 통지를 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2월 8일과 10일 북한 문화예술단체인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은 남북관계 개선이 '선언'에서 '행동'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북한 공연단은 이선희의 'J에게',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 한국 가요들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 마지막 곡인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올해 3월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대북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판문점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면서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도 함께 추진됐다. 조용필, 이선희, 레드벨벳, 윤도현밴드 등으로 구성된 남측 예술단은 평양에서 두 차례 '봄이 온다'는 제목의 공연을 펼치며 통일의 염원을 북측에 전했다.
"반갑습니다."(김정은 국무위원장)
"오시는 데 힘들지 않았습니까?"(문재인 대통령)
한국전쟁 이후 분단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에서 남북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채 나눈 첫 대화였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런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 정말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건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다"며 "(우리가)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고 화답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본격적인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첫 걸음이었다.
오전 9시29분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상 처음으로 분계선을 넘어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기념촬영 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다시 분계선을 넘어 북측에 10여초 머물렀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양측 수행원들 사이에선 당혹감도 스쳤지만 곧바로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짧은 시간에 두 정상이 남북을 세 번 오간 역사적인 순간들은 빠짐없이 전세계에 생중계됐고, 일산 킨텍스에 모여 있던 전세계 30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도 함께 박수를 치며 놀라워했다.
두 정상은 배석자 없는 '도보다리 산책' 등을 통해 사실상 단독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를 통해 남북 공동 번영과 군사적 긴장완화,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등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④ 말폭탄 주고받던 북미 정상, 6·12 싱가포르에서 손을 맞잡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의 감동은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에 돌입한 것.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악수를 나눴다. 회담장에 깔린 레드카펫 뒤로는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렸고, 두 정상은 서로를 마주보자 긴장감을 풀고 등을 두드리며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불과 9개월 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전후로 "핵폭탄 단추가 집무실에 있다", "꼬마 로켓맨"이라며 일촉즉발의 '말폭탄'을 주고받은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만남이었다.
북미 정상은 회담을 통해 다음과 같은 공동선언문을 도출해냈다.
1.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미국-북한 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
2. 두 나라는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한다.
3. 북한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4. 미국과 북한은 이미 확인된 사람들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POW·Prisoner of war)/전쟁실종자(MIA·Missing in a battle)들의 유해를 수습해 나갈 것을 약속하며, 이미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즉각 송환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청와대에서 "어제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우리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남북미 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국민들과 함께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딸 아이 태어나던 날, 분만실 앞에 서성이던 심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은 9월18일 오전 10시 9분 평양 순안공항에서 다시 만났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평양 정상회담에 이은 3차 남북 정상회담이었지만 달라진 남북관계를 보여주듯 순안 공항과 평양 시내에는 북한 주민 수만명이 도열해 '조국통일'을 외쳤다. 순안공항에는 김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을 비롯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총출동했다.
평양 시민들은 환영 꽃다발은 물론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양손에 들고 11년만에 찾아온 남측 손님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과 함께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군사분야합의서'를 채택했다. 남북간 신뢰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인 셈이다. 군사합의로 채택으로 6·25 전쟁 당시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많은 사상자를 냈던 격전지인 화살머리고지에서는 두 달간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됐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도 각 10개씩 시범파괴하며 군사 신뢰구축을 이어갔다.
2박3일간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 ▲민족경제 균형 발전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인도적 협력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 적극 추진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한반도(미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가까운 시일 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을 담은 '평양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
두 정상은 공동선언 합의 뒤 당초 예정에 없었던 백두산 장군봉을 함께 등반해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도 이어갔다.
⑥ 소득주도성장 논란과 '고용참사'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의 한 축인 소득주도성장은 올 한 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해 5월 출범 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고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소비여력 확보, 혁신성장, 공정경제 3개 축으로 일자리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근간으로 과거 성장위주 경제정책으로 심화된 양극화를 극복하고, 저소득층의 소비를 확대해 경제성장을 꾀한다는 취지였다.
올해 1월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서 정부는 영세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의 근로 전선 이탈을 막기 위해 3조원 가까운 재정을 투입해 1명당 매달 일자리안정자금 13만원씩을 지원했지만 고용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 1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33만 4000명을 기록했지만 이후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다. 7월(5000명), 8월(3000명)에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만명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고용참사'라는 말도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도소매과 숙박음식점업 취업자수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현실과 다소 괴리된 발언을 내놓으면서 반발을 샀다.
11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6만5000명을 기록하면서 깜짝 반등했지만, 재정을 대거 투입한 공공 일자리 증가가 대다수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고용 회복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 출범 직후 1기 '경제컨트롤 타워'인 경제부총리에 보수정권에서 중용됐던 정통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김동연 당시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 철학을 설계할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에는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경제 개혁 목소리를 높였던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인 장하성 교수를 앉혔다.
하지만 1기 경제팀 수뇌부는 주요 현안마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충돌했다. 장 전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의 큰 방향성을 설파했지만, 반대로 김 전 총리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며 부딪쳤다.
장 전 실장은 경제성장률 하향조정과 실업률 증가 원인을 노령화되는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경제구조, 대외경제 상황 등에서 찾았지만, 김 전 부총리는 "정책적인 부분에도 원인이 있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정조준했다. 급기야 지난 5월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혁신성장에 대해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더욱 분발해달라"고 질책했지만, 혁신성장마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공회전했다.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담론 투쟁에서 벗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에 성과를 내길 바랬지만 김 전 총리는 이렇다 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두 사람을 전격 교체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현 정부 경제정책 운용방안에 불만을 여러차례 표시해 대안을 가져와 달라고 했지만, 결국 그러지는 못했다"고 말해 두 사람 교체가 2기 경제팀 발족을 통한 분위기 쇄신은 물론 질책성 인사라는 점도 일부 시인했다.
⑧ 도덕적 우월성 무너뜨린 靑 공직기강 해이 사건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문재인 정권 출범의 큰 원동력이 됐다. "이게 나라냐"고 분노한 국민들은 도덕적 우월성으로 무장한 민주당, 특히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후부터 능력은 물론 도덕적으로도 완벽해야한다며 참모진들을 채근했다.
올해 2월 문 대통령은 고(故) 신영복 선생이 쓴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는 글귀를 각 비서관실에 선물했다. '남에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해당 글귀는 정권 2년차에 접어든 시점에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돼 각 비서관실 벽에 부착됐다. 문 대통령은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후 "높은 기대에 등골이 서늘하다"며 더욱 유능한 정부, 높은 도덕성, 겸손한 태도를 국정운영의 3대 원칙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잇달아 터진 청와대 직원들의 비위행위는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에 큰 부담이 됐다. 지난달 10일 새벽 청와대 경호처 소속 5급 공무원인 유모씨가 서울 마포구의 한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하고 출동한 경찰관에도 행패를 부려 불구속 입건됐다. 유씨는 북한에서 가져온 술을 옆 테이블 손님과 함께 나눠 마시다가 시비가 붙었고 피해자는 심하게 구타당해 코뼈까지 부러졌다. 유씨는 경찰서에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소리를 지르는 등 난동은 계속됐다.
같은 달 23일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로 분류된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대리기사가 위치를 찾지 못해 100여미터 정도 운전대를 잡았지만 음주운전 혐의를 피하지는 못했다. 당시 김 전 비서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0%로 면허취소 수준이었고 문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사직서 수리 대신 의원면직이라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⑨ '민간인 사찰' '블랙리스트 작성' 김태우 수사관 사태
청와대는 전직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잇달은 '민간인 사찰' 폭로로 출범 후 큰 위기를 맞았다. 6급 수사관의 단순 일탈행위로 선을 그엇지만 민간인 사찰 논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으로 사안이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당황하는 기색도 감지된다.
김 전 수사관은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수사 중인 건설업자 최모씨 뇌물 공여 사건에 개입하고, 골프 접대 등을 받은 비위가 드러나 검찰로 원대복귀 조치됐다. 하지만 이에 불복한 김 수사관이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비위첩보', '민간은행장 동향조사', '가상화폐 관련 참여정부 인사 보유현황' 등 민간인 사찰로 의심되는 첩보활동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정치 쟁점화됐다.
특히 환경부 산하 기관 공공기관장과 임원들의 사표 수리 여부가 담긴 문건을 생산했다는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지난 정권 임명 인사들의 사퇴를 종용한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확대되면서 자유한국당은 진상조사단까지 꾸렸다.
청와대의 '우왕좌왕' 초기 대응과 감정적 접근도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우윤근 비리첩보'에 대해 2015년 3월 모 일간지에 실렸던 사실까지 공개하면서 "검찰이 저축은행 사건 및 (우 대사의) 1000만원 수령 부분을 조사했으나 모두 불입건 처리했다"고 말했지만, 이후 검찰 수사가 개시조차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군색한 처지에 몰렸다. 민간 은행장 첩보를 수집한 김 수사관에게 특감반장이 엄중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가, 뒤늦게 시정조치 수준이었다고 말을 바꿔 관리 소홀 책임을 피해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 유전자에 민간인 사찰은 없다"(김의겸 대변인),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고 있다"(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감정적 대응 역시 국민들의 눈높이를 외면한 정치 투쟁 담론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는 문 대통령 지지율 변화에 곧장 반영됐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46%)가 긍정평가(45%)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2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부정평가는 51.6%를 기록해 처음으로 50%대에 들어섰다.
올해 3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의 구체적인 성과는 당장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남북 도로 개설로 나타났다.
남북은 9·19 평양공동선언 당시 채택된 남북 '군사분야합의서' 이행 과정의 일환으로 올해 11월1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했다. 12월 7일에는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 및 지뢰제거 작업을 끝내고 남북을 잇는 폭 12m 의 통로를 개설했다. 남북한 군인들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다.
12월 12일에는 남북이 군사분계선 내에 있는 적대의 상징인 감시초소(GP)를 철수하고 현역 군인들로 이뤄진 11개 검증팀이 상호 검증을 위해 남북을 오갔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을 "남북간 극적이고 감동적인 상황 연출됐다. 65년 분단사에 처음으로 현역 군인들이 군사분계선을 걸어들어 간 것"이라고 감동스러워했다.
지난 26일에는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개최됐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담보되지 않아 대북 제재가 유효한 만큼 추가적인 현지 공동조사나 실질적인 연결 공사는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10년 만에 남측 열차가 북측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향후 철도·도로 연결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