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번 이사하고 손수 지은 한옥집, 현대인에게 집은 '그리움'이다

[한주의 책갈피]
<집은 그리움이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나는 속초의 배목수입니다> 등 신간 소개

CBS 노컷뉴스 [한주의 책갈피]는 최근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책 한권이 주는 위로는 큽니다.

◇ 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 (김영건, 최윤성 지음)


속초에서 평생 나무배를 만들어 온 양태인, 전용원 배 목수의 삶을 기록한 인터뷰집이 책으로 나왔다. 속초는 지금은 관광도시로 더 유명하지만 원래 어업이 활성화 됐던 곳이다. 명태철만 되면 먼 지역에서도 명태를 잡으러 올라오고, 오징어를 말릴 공간이 부족해 오징어가 널려있었던 이 지역은 90년대부터 포획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조선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배 목수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배를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으며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은 속초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잔잔한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서울의 목욕탕> 등 사라지는 것들을 소재로 작업을 이어온 박현성 작가의 사진이 기록에 깊이를 더한다.

◇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마즈다 아들리 지음, 이지혜 옮김)

도시에서의 삶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복잡한 교통, 범죄, 공해, 각종 자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도시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는 계속 생겨나고, 유엔 해비타트는 2050년이 되면 세계 도시 인구의 약 70%가 도심 및 도시권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 보고했다. 그렇다면 도시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책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베를린 플리드너 병원 의학과장이자 스트레스, 우울증 전문 정신과 의사인 마즈다 아들리가 보다 살기 좋은 건강한 도시를 위한 해법을 담아낸 책이다. 그는 베를린, 파리, 도쿄, 상파울루 등 전세계 대도시를 관찰하고 관련 통계를 수집해 도시의 내적, 외적 요소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도시 혁신 사례들도 흥미롭다. 콜롬비아 보고타에 약 300km의 자전거 도로를 건설해서 외관을 근본적으로 탈바꿈 시킨 엔리케 페나로사 시장, 스페인 세비아 중심 광장에 '메트로폴 파라솔'을 건축해 죽어있던 공간을 소통의 장으로 변모시킨 건축가 위르겐 마이어, 오페라를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서 베를린 시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린 베를린 희극 오페라 총감독 베르 코스키 등 도시 혁신에 나선 사례를 분석한다.

◇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신미경 에세이)

라이프스타일 잡지 에디터로 활동하다 건강에 이상신호가 찾아오자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며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는 신미경씨가 에세이를 냈다. 책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제대로 먹는 법, 건강해지는 법, 작은 살림 노하우, 휴식의 방법 등이 담겼다.

한 때 쇼핑중독, 일중독자였던 저자가 어떻게 일상의 중심을 잡게 됐는지, 평범하지만 건강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담백하게 적어 내려간다.

◇ 나이듦의 신학 (폴 스티븐스 지음, 박일귀 옮김)

나이가 든다는 것은 누구에게는 두려운 일이다. 일이 인생의 전부인 사람에게는 은퇴는 죽음처럼 받아들여진다. 일터 신학의 선구자인 폴 스티븐스이 쓴 책 <나이듦의 신학>은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은퇴와 소명을 다시 일깨우는 책이다.

1부에서는 은퇴를 긍정적인 경험으로 재구성하고, 남은 생애를 위한 소명을 발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나이듦의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영적 훈련이 됨을 확인하고 3부에서는 실제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기독교 신자는 물론 종교가 다르더라도 나이들어가는 것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사고 방식을 일깨워 줘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익하다.

◇ 부의 지도를 넓힌 사람들 (박상주 지음)

책 <부의 지도를 넓힌 사람들>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린 해외 동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기자 출신으로 현재 이낙연 국무총리 연설비서관으로 재직중인 박상주씨가 해외에서 새로운 인생의 청사진을 그린 동포들을 만났다.

특히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는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과정에 기회를 잡는 방법, 사업의 노하우 등을 자세히 실려 있다.

◇ 집은 그리움이다 (최효찬 , 김장권 지음)

집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영혼을 따뜻하게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 빌라에서 저 빌라로, 이 아파트에서 저 아파트로 옮겨다니며 유목의 삶을 살고 있다. 집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집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책이 나왔다. 인문학자인 최효찬과 한옥 건축가인 김장권이 함께 쓴 <집은 그리움이다>이다.

고향집을 떠난 뒤에 33번 이사를 다녔다는 최효찬씨는 결혼한지 22년만에 은평한옥마을에 공을 들여 한옥 '채효당'을 지었다. 무턱대고 토지를 매입하고 기초공사를 시작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집을 짓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가를 되물었다.

집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녹아있어서인지 채효당은 2018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본상을 수상하고 2018년 서울시 우수 한옥에 선정되기도 했다. 책에는 집짓기의 노하우 뿐 아니라 퇴계 이황, 다산 정약용, 생택쥐베리 등 유명 학자와 작가들의 집에 얽힌 이야기들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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