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퇴직간부 재취업' 혐의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 징역 4년 구형

김학현·신영선 전 부위원장 각각 징역 4년과 3년 구형
검찰 "기업과 유착, 공정위 본연의 기능 약화 가져와"

(사진=자료사진)
대기업에 퇴직 고위 공무원들을 재취업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학현 전 부위원장과 신영선 전 부위원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현직인 지철호 부위원장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노대래·김동수 전 부위원장에게도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국민은 공정한 자유경쟁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담아 공정위에 기업 감시·제재 권한을 부여했다"며 "공정위는 기업과의 관계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국민도 이런 권한을 공정위가 인사적체 해소라는 조직이기주의 목적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 못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기업과의 유착은 1심 합의 행정기관을 자처해온 공정위 본연의 기능 약화를 가져왔다"며 "이 사건 핵심 간부는 조직적으로 장기간 실행해온 비리가 관련 실무자의 일탈이라는 주장도 하지만 어떤 실무자도 상사 지시 없이 이와 같은 위험한 일을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조직 차원의 장기간 자행된 비위 책임을 실무자에게만 묻는다면 어떤 국민도 납득 못할 것"이라며 "더 높은 지위에서 많은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 더 많은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법 정의에도 맞다"고 주장했다.

정 전 위원장 등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업을 압박해 모두 16개 대기업에 공정위 퇴직자 18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공정위원장 등의 도움을 받아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공정위 퇴직자들은 연간 급여로 최대 3억50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76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 전 부위원장은 2016년 대기업에 자신의 자녀 채용을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뇌물수수 혐의까지 적용됐다.

정 전 위원장과 김학현·신영선 전 부위원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을 청구해 이를 받아들인 법원 결정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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