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9량으로 편성된 우리측 특별열차는 방북단을 태우고 오전 6시 48분쯤 서울역을 출발했다.
열차는 도라산역을 거쳐 8시 34분쯤 군사분계선을 통과했다. 북한 사천강 인근에는 일제시대 놓인 철도 중 6.25 이후로 사용이 중단돼 녹슨 철로가 보였다.
이어 8시 56분쯤 개성에 위치한 판문역에 열차가 완전히 정차했다. 북측 군인과 세관 직원 등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안녕하십네까. 신원확인하겠습네다"라며 열차에 올랐다.
이를 바라보던 북측 세관원은 "(판문역에) 열차 선 것이 10년만이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세관원이 말한 10년 전 열차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개성공단 생산 물품을 운송하기 위해 운행된 남북화물열차다. 이 열차는 개성공단이 육로를 통한 물품 왕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중단됐다.
물론 지난달 경의선 북측 구간 철도 공동조사 당시 남북연결열차가 판문역에 정차한 경험은 있지만, 이날처럼 대규모의 승객을 태운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역에 도착한 것은 꼬박 10년 만이다.
이어 북한 김윤혁 철도성 부상은 착공사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착공을 선포하는 뜻깊은 회합을 가지는 것은 민족사에 특이 할 역사적인 사명이며 세계 앞에 민족의 힘과 통일 의지를 과시하는 뜻깊은 계기"라고 밝혔다.
김 부상은 "지금이야말로 통일의 경적소리와 기적소리가 힘차게 울려퍼질 그 날을 위해 각오를 돋고 위풍과 역풍에 흔들림 없이 똑바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북남 철도·도로 사업의 성과는 우리 온 겨레의 정신력과 의지에 달려 있으며 남의 눈치를 보며 휘청거려서는 어느 때에 가서도 민족이 원하는 통일을 실현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온 겨레가 이 땅 위에 기어이 존엄 높고 부강, 번영하는 통일 강국을 일떠세우고 최상의 철도·도로 건설의 기적을 안아오는 그날을 앞당기기 위하여 힘차게 달려나가자는 것을 호소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도 이날 착공사에서 "오늘 서울에서 개성으로 오는 철길이 활짝 열렸다"며 "70년 가까이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우리는 또 이렇게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철도는 시공간만이 아니라 남과 북의 마음의 거리까지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남과 북을 이어준 동맥은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돼 우리의 경제지평을 대륙으로 넓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오늘의 착공식은 평화와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70년간의 단절이라는 긴 터널의 끝에 서 있다. 오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그 귀한 한 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화답했다.
착공사 이후 김현미 장관과 김윤혁 부상은 철로를 받칠 침목에 공동으로 서명했다. 김 장관은 "함께 하는 평화번영 함께 하는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이라고 적었고, 김 부상은 "동서해선 북남철도 도로련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기념하며"라고 썼다.
또 남북 참석자들은 철로 위에서 궤도를 연결하는 궤도체결식도 진행했고 왼편에는 서울, 오른편에는 평양이라고 적힌 도로표지판을 제막하기도 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행사 뒤, 우리측 참석자들은 개성공단 내 송악프라자에서 오찬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개성공단에 잡풀이 무성하게 나 있는 모습을 보고서 마음이 아팠다"며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분들이 하루빨리 여기에 와서 활발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오늘 착공식을 계기로 중단되지 않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 진행돼 다음번에는 여러분이 철도·도로를 타시고 평양을, 신의주를, 중국과 몽골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후 1시 14분쯤 판문역을 출발한 우리측 특별열차는 1시 30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