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모두 불만인 최저임금 주휴수당, 갈팡질팡 정부 탓"

유급휴일에도 시간당 최저임금 받는건 합리적
재계·사용자 반발은 자신들 파이 줄어들기 때문
모피아(MOFIA), 금융산업 정상적 성장에 걸림돌
최고 엘리트 모인 금융위, 왜 자꾸 억지부리나
예산/세제, 건전성 감독/소비자 보호-기능 쪼개야
정권, 금융위의 사탕에 취해 개혁 의지 사라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2월 24일 (월)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 정관용>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깊이 이야기해 보는 코너. 전성인의 문제는 경제다. 오늘 일곱 번째 시간이네요.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전성인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전성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중점적으로 논의할 건 경제 관료들의 개혁이 문제인데 먼저 현안으로 오늘 국무회의에서 최저임금 바꾼다는 게 논의가 됐다면서요? 그런데 이게 이제 뭐예요? 최저임금 산정할 때 법정 주휴일은 포함한다, 약정휴일은 뺀다. 법정 주휴일이 뭐고 약정휴일은 뭐예요?

◆ 전성인> 제가 조금만. 저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조금만 쉽게 풀어서 말씀을 드리면 우선 사람들이 일을 하는 날에는 임금을 줘야 되고 그 임금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최저임금 이상은 되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다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경우죠. 문제는 일하지 않는 경우에도 봉급을 주라고 국가가 강제로 지정한 날이 있어요. 이게 이제 노동자들이 힘드니까 40시간 일하면 8시간은 이제 일을 안 해도 일한 것처럼 봉급을 줘라. 이게 이제 법정휴일인데 그걸 법정주휴일. 이렇게도 얘기를 하기도 하는 거죠. 그런데 단어가 어렵기 때문에 그냥 법정휴일 이렇게 표현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이제 그것 외에 노동자하고 노사가 우리 이제 이런 날은 좀 쉬자. 그리고 이건 좀 쉬되 봉급도 좀 줘라, 이렇게 노사가 서로 교섭을 해서 쉬는 유급휴일이 있어요. 그걸 이제 약정 유급휴일. 이렇게 우리가 표현하면 예를 들어서 토요일 날은 4시간 근무를 원래는 해야 되는데.

◇ 정관용> 안 하고 있죠.

◆ 전성인> 그거를 이제 약정을 해서 안 하고 거기에 따라서 봉급도 준다. 그러면 그게 약정휴일이고 그때 주는 봉급이 약정수당. 이렇게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데.

◇ 정관용> 그러니까 일주일 보통 평균을 잡으면 보통 이제 우리가 주 5일 근무를 하니까 월급 받는 회사의 경우에 일요일은 법정 주휴일이죠.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건 최저임금 산입에 포함시켜라 이거고. 토요일은 이건 빼라.

◆ 전성인> 그거는 빼라는 게 어떻게 할지는 노사가 알아서 해라.

◇ 정관용> 노사가 협의해라.

◆ 전성인> 돈을 주는 것도 우리가 관여 안 하겠고 시간도 관여 안 하겠다.

◇ 정관용> 알겠어요.

◆ 전성인> 소위 분모와 분자 모두 우리는 신경 안 쓰겠다.

◇ 정관용> 그리고 예를 들어서 창사 기념일 이런 거 쉰다. 이런 것도 약정휴일이네요.

◆ 전성인> 그렇죠. 국가가 의무적으로 쉬라고 한 휴일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제 이번에 문제는 사실은 국가가 의무적으로 쉬라고 한 날에 그것도 봉급을 주면서. 그 봉급을 얼마를 줘야 될 거냐. 그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걸 이제 이번에 정한 것은 그 봉급도 최저임금 이상은 줘라. 그거고 저는 그 부분은 합리적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유급휴일이라는 것의 취지가 국가가 강제로 봉급을 줘가면서 쉬라고 한 것이니까 그때는 국가가 그러면 인정하는 봉급이란 뭐냐 하면 사회제도의 임금이 이것보다 더 낮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최저임금이니까 최저임금을 주면서 쉬게 해라. 저는 그 부분은 말이 된다.

◇ 정관용> 그럼 상식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하는 월급 노동자라고 쳐봅시다. 그러면 또 그냥 간단히 계산하기 편하게 최저임금이 만약 1만 원이라고 치면 주 40시간이면 일주일에 40만 원 받으면 되는 건데 그게 아니라 8시간 이 법정 주휴일을 하니까 40시간 일했어도 48만 원은 줘라, 그건 의무이다. 이걸 명확히 했다 이거군요.

◆ 전성인> 그런 겁니다.

◇ 정관용>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뭐예요?

◆ 전성인> 그게 이제 아무래도 소위 경제학 용어로 좀 말하면 제로섬게임이라는 것이거든요, 단기적으로 보면. 똑같은 이제 영업이익이 창출이 됐는데 그중에서 노동자가 이제 임금 부분으로 많이 가져가게 되면 이제 주주나 경영자 쪽,소위 말하는 사측이 가져갈 수 있는 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반발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반발 그 자체는 저는 뉴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특히 이제 중소상공인 같은 경우나 개인 자영업자 같은 경우는 가뜩이나 영업이익이 작은데 그중에서 이렇게 해서 이걸 반영하게 되면 내가 가져가는 부분이 더욱 작아진다. 그래서 이제 반대가 조금 더 극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보완정책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문제와 국가가 강제로 돈을 줘가면서 쉬라고 했을 때 그 돈의 수준은 얼마로 정할 거냐의 문제는 사실 살짝 별개의 문제예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래서 국가가 강제하는 봉급은 최저임금이 그보다 더 낮을 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하고 그 대신 중소, 자영업자에 대해서 진작부터 이제 이쪽의 지불 능력 또는 영업이익 그것을 늘릴 수 있는 각종 조치들을 생각을 해 왔어야 한다. 그렇게 구분해야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이거는 월급제를 하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인 거죠? 예를 들어서 편의점이나 주유소 같은 데서.

◆ 전성인> 비정규직으로 시간당 임금을 받는 경우는.

◇ 정관용> 해당이 안 되는 얘기인 거죠. 아무튼 재계의 반발 이유까지 설명 들었는데 노동계도 반발하더라고요.

◆ 전성인> 노동계는 이제 우선 이 결정 그 자체는 상식적으로 한 결정이다라고 하는 게 대체적인 평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정에 관해서 조금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약정이라는 것 자체가 노사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 쉴 것인가를 정할 뿐만 아니라 쉴 때 봉급을 어떻게 할 거냐도 정할 수 있다고 우리가 봐야 되기 때문에.

◇ 정관용> 노사 자율로.

◆ 전성인> 그 부분도 이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노사 양쪽에서 이걸 이제 좀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이유 중에는 정부가 이랬다 저랬다. 이쪽 말을 들어주는 척하다가 또 저쪽 말 들어주고 땜빵으로 일관한다든지 눈치보기로 일관한다든지 그런 것이, 이런 제로섬게임은 아주 양측의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에 뚜렷하고 선명한 원칙을 처음부터 천명하고 견지해 나가야 되는데. 그 부분을 못했다는 것이 양쪽으로부터 공격받는 핵심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법 시행령(안) 개정 및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 자율 시정기간' 운영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정관용> 알겠습니다. 거기까지 현안 정리해 보고 오늘 주제는 규제개혁보다 모피아 개혁이 먼저이다. 모피아가 뭐죠?

◆ 전성인> 모피아라는 것은 이제 재무부의 영어 명칭이 MINISTRY OF FINANCE 입니다. 이걸 약자로 MOF라고 쓰고 줄여서 우리 말로 그냥 모프, 모프 이렇게 읽는데요. 이것과 이탈리아의 끈끈한 비밀결사조직인 마피아를 합성해서 모피아 이렇게 우리가 말을 하게 된 것이고요. 그런 말이 그러니까 재무부를 마피아에 비유했다는 뜻은 재무부 관료들이 아주 끈끈한 조직이기주의로 똘똘 뭉쳤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강한 어떤 결사체 의식을 가지고 있는 단체들을 우리가 보통 무슨무슨 향우회, 무슨무슨 전우회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 않습니까? 무슨무슨 동창회. 그렇듯이 재무부도 재우회라는 어떤 퇴직 관료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그게 굉장히 끈끈한 조직이고 이제 꼭 퇴직관료뿐만 아니라 현직관료들도 우리와 남을 구별하는 그 의식이 굉장히 강한 그런 집단이죠. 그래서 이 집단을 다른 집단과 구별해서.

◇ 정관용> 모피아라고 부른다.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정 교수께서는 규제개혁보다 모피아 개혁이 먼저라고 주장하시는 거예요?

◆ 전성인> 왜냐하면 규제개혁을 모피아를 남겨놓고 하게 되면 모피아가 규제개혁의 방향을 틀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자기가 관리할 수 있는 규제는 만들어내고 또는 규제의 어떤 폐지에 이제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반대하고. 반대로 자기 자신의 기득권을 줄일 것 같은 그런 규제. 예를 들면 금융개혁을 한다든지, 과감한. 그런 것은 이제 이런저런 이유로 또 저항하거든요. 그래서 그리고 또 하나는 모피아의 존재와 모피아의 관행 그 자체가 또 개혁의 대상이기도 하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모피아가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이나 폐해를 상징할 만한 걸 예를 들어주시면요?

◆ 전성인> 모피아가 하는 가장 대표적인 건 관치금융입니다.

◇ 정관용> 관치금융?

◆ 전성인> 그러니까 은행 보고 이런이런 일을 해라. 이러고 또는 이런이런 일을 하지 말아라. 그러니까 옛날 같으면 이제 어떤 특정한 산업 부문에 아주 싼 저금리로 대출을 해 줘라 이렇게 이제 하고.

◇ 정관용> 특혜 대출.

◆ 전성인> 또 어떤 경우에는 총량을 제한해서 얼마 이상은 대출해 주지 말아라. 그래서 이제 재벌기업의 어떤 목줄을 잡는 방법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살아 있는 재벌기업에게는 들어가는 돈을 컨트롤하는 거예요. 그것이 대기업, 여신 바스켓제 혹은 계열기업 여신 관리제 이런 이름으로 살아 있는 기업의 돈줄을 통제하고, 또 그 기업이 어려워질 때쯤 되면 부실기업 구조조정이라는 말로 죽일 건지 살릴 건지를 금융기관이 결정하지 않고 또는 법원이 결정하지 않고 다들 이 재무부 관료의 눈치를 보는 거예요. 나 부도 냅니다, 부도 냅니다, 냅니다, 낼까요. 이러면서 계속 눈치를 보는.. 그리고 하루짜리 대출로 연명하면서.

그러면 이제 모피아가 정치권이나 이런 쪽 눈치봐서 어떤 건 죽이고 어떤 건 살리고 이렇게 자의적으로 한다는 거죠. 그래서 경제의 자원배분에 자의적으로 개입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금융산업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커다란 문제이고 또 하나는 그렇게 금융시장에 대한 통제권한을 가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유인을 가지게 돼요.

◇ 정관용> 어떤 식으로 사적 이익을 추구하죠?

◆ 전성인> 예를 들면 너 내 말 안 들으면 괴로운 거 알지? 그러니까 우리 퇴직관료 감사로. 아니면 감사 정도가 아니라 은행장. 옛날에는.

◇ 정관용> 많이 갔죠.

◆ 전성인> 은행장으로 많이 갔거든요, 협회장. 그리고 산하 금융공기업의 장.

◇ 정관용> 알겠어요.

◆ 전성인> 거래소 이사장. 다 이제 모피아들이 하고 있죠. 산업은행장.

◇ 정관용> 그런데 지금은 재무부가 없잖아요.

◆ 전성인> 재무부가 없습니다.

◇ 정관용> 지금은 기획재정부가 되어 있고. 금융위원회가 있죠.

◆ 전성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과거 재무부의 인맥이 쭉 연결되는 곳은 금융위원회입니까?

◆ 전성인> 금융위원회라고 봐야 됩니다. 옛날에는 금융감독위원회하고 이제 재정경제부 내에 금융을 다루는 부서가 또 조금은 있었어요.

◇ 정관용> 금융정책국?

◆ 전성인> 금융정책국 이런 데가 있었죠.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금융감독위원회에 정책 부문을 합쳐서 금융위원회를 만들었죠. 그래서 지금 금융과 관련해서 기재부에 남아 있는 조직은 국제금융 파트만 남아 있습니다. 그거는 이제 기재부가 꼭 국제금융을 해야 되느냐 이런 논란도 있지만 공무원들의 해외 파견을 거기서 담당하기 때문에 난공불락 요새인 기재부가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세평도 있습니다.

◇ 정관용> 재무부의 금융파트들은 지금은 전부 다 금융위원회의.

◆ 전성인> 금융위원회의 관료조직.

◇ 정관용> 구성돼 있다 이 말씀이고. 그럼 모피아 척결, 모피아 개혁이라는 얘기는 지금 용어로 말하면 금융위원회 개혁이네요.
전성인 교수(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처)

◆ 전성인> 그렇습니다. 저는 조금 더 과격한 용어로 금융위원회 해체 이런 이제.

◇ 정관용> 아예 없애버리자?

◆ 전성인> 없애자. 그러니까 지금 금융위원회 사무처에 있는 관료들이 250~300명가량 왔다 갔다 하는데요.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 중에 가장 엘리트라고 할 만합니다. 개별개별 개인 관료들의 역량으로 보면. 그런데 지금 이들이 하는 역할이라는 게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금융규제와 관련해서 정치권에서 어떤 오더가 내려오면 그 이전까지의 금융감독 관행을 다 뒤집어엎고 억지를 부리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건희 차명계좌 문제라든지 요새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이런 것 관련해서 정말로 너무나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리니까 그런 사람들 막는 것 자체가 이제 아까운 시간과 재원이 막 소요되고. 가만 놔두면 이상한 일을 막 하는 거예요. 그게 이제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내가 어떤 거를 하면 눈에 들까.

◇ 정관용> 알겠어요.

◆ 전성인> 이런 거를 많이 하는 거죠.

◇ 정관용> 완전히 해체해도 된다 이 말씀이신 거죠? 완전 해체가 과격하다면 어떻게 개혁할 수 있겠습니까?

◆ 전성인> 저는 이제 금융위원회가 하는 것 중에서 금융감독과 관련한 정책은 다 민간의 감독기구, 지금 이제 금융감독원인데요. 금융감독원으로 넘기자. 그 이유는 이제 금융 산업정책을 추진하다 보니까 금융감독의 원칙이 훼손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인터넷 전문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자본 적정성 기준을 완화해 주겠다. 이거는 건전성 감독을 훼손하는 것이거든요. 옛날에 88클럽. 그러면 이제 자기자본비율 8% 이상 고정 이하 여신비율 8% 미만인 경우에는 지점 설립이나 자산 운용 규제를 풀어주겠다. 막 이제 이런 식으로 가기 때문에 건전성 감독을 막 훼손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원칙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과 감독하는 것은 분리돼야죠.

◆ 전성인> 그렇습니다. 그리고 산업정책은 이제 소위 말해서 액셀러레이터, 가속페달을 밟는 것이고 감독은 다소 듣기 싫은 소리하는 거거든요. 그거 하지 마, 좀 위험해 보인다 이런 것이라 그거 두 개를 같은 쪽에서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정책은 정부가 하는 것이니까 그거는 기재부로 옮기자.

◇ 정관용> 아예 기재부로 옮기고.

◆ 전성인> 그래서 금융정책국 이런 정도의 국을 만들어서 옮기고. 감독과 관련한 지금으로 말하면 금융서비스국에 해당하는 그쪽은 다 금감원으로 보내고. 그렇게 되면 이제 두 군데가 비대해집니다. 기획재정부가 비대해지고.

◇ 정관용> 좀 더 커지고.

◆ 전성인> 금융감독원이 비대해지죠.

◇ 정관용> 커지죠.


◆ 전성인> 그래서 금융위를 해체해서 양쪽으로 이렇게 보내고 기능을 보내고 나면 또 일부 사람을 보내고 나면, 기재부는 저는 예산기능과 세제 기능. 이쪽은 나누는 게 좋겠다. 옛날 참여정부 시절입니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눠 있는 그 모델이 훨씬 낫다.

◇ 정관용> 부처를 쪼개자.

◆ 전성인> 그리고 금감원도 아무리 민간기구지만 과대해지면 여러 가지 또 부패의 문제나 지대추구 문제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금감원도 쪼개자. 다만 금감원을 금융위보다 먼저 쪼개면 금융위가 안 쪼개질 가능성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힘센 사람을 먼저 해체해야 된다.

◇ 정관용> 금융위를 먼저 해체해서 금융위의 감독 기능을 금감원에 보내고 그다음에 자르자.

◆ 전성인> 그다음에 건전성 감독. 소위 인허가를 담당하고 BIS 자본 자기자본비율 보는 이런 건전성 감독하는 한 곳과 시장감독 및 금융소비자 보호. 이건 이번에 회계니 이런 것, 소비자 보호 이슈 이런 것들. 이건 시장 가서 조사하고 제재하고 이런 쪽인데요. 그 두 개를 좀 나누어야 될 것 같다. 그게 이제 우리가 보통 말하는 금융개혁의 어떤 최종적 종착역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는 전성인 교수가 혼자 외쳐오신 얘기도 아니고 오래전부터 있었던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안 되죠. 안 되는 이유는 금융위의 저항 때문입니까?

◆ 전성인> 그것도 그렇고 정치권이 정권이 조금 지나가면 금융위가 가져다주는 그 사탕의 단맛에 취해 버려요. 왜냐하면 금융위가 인터넷 전문은행 이거 필요하다고 하면 열심히 나가서 그거 하고 또 무슨 다른 거, 예를 들어서 어느 곳에서 부실기업이 생긴다. 예를 들어서 조선업 구조조정을 한다. 저거 망가지면 저기서 표가 몇 표가 날아갈 것 같다. 그러면 팔 비틀어서 또 협조에 응조하고 이렇게 하거든요. 그 회사가 이제 경제적 효율성이 있느냐,없느냐보다 정치권이 살리라면 살리고 죽이라면 죽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 힘을 알게 되고 나면 그걸 놓기가 참 어려운 거죠. 그리고 모피아도 한 6개월 지나고 나면 이제는 마약에 물들어서 나는 어쩌지 못한다. 그리고 조금 저속한 표현으로 하면 손바닥 위에 데리고 가지고 노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 정관용> 문재인 정부는 이미 마약에 취했습니까?

◆ 전성인> 저는 취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대통령까지 앞장서서 인터넷 전문은행 안 하면 마치 나라가 결단 날 것처럼 그렇게 그걸 딱 보는 순간. 이거는 벌써 전문용어로 포획이 됐구나 그런 생각이 딱 드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정 교수님 말씀하신 모피아 척결 개혁은 이번 정부에서도 물건너갔네요.

◆ 전성인> 그런데 대통령의 의지만 있으면 대통령제에서 못할 것은 없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발표 한번 하려고 했던 내용이 금융위원회 관료조직의 아킬레스건을 찾고 거기를 뚫고 들어가면 법령 재개정 없이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런 내용을 좀 해 보려고 했고 그 아킬레스건이 바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왜냐하면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제 인사권도 있고 금융위에도 들어가고 증선위도 이끌고 있기 때문에.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사진=이한형 기자)

◇ 정관용> 증권선물위원회.

◆ 전성인> 거기가 가장 핵심이거든요. 거기를 딱 장악하고 위아래를 직무정지시키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방법론까지 제시하셨는데.

◆ 전성인> 이제 발표는 못했죠.

◇ 정관용> 그런데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 전성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문제는 경제다 전성인 교수 모셔서 오늘 벌써 일곱 번째. 그동안 진짜 개혁은 이런 것을 말한다, 진짜 성장이란 이런 것을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이러한 정책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고언을 하셨습니다마는 대체로 저랑 이 인터뷰를 끝낼 때쯤 되면 분위기가 문재인 정부도 1기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 건너간 것 같다, 이런 얘기를 많이 반복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가 우리 마지막 시간이니까 문재인 정부 3년 차 징크스에 빠지지 않으려면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 주에 총정리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죠.

◆ 전성인> 그렇게 한번 해 보겠습니다.

◇ 정관용> 홍익대학교 전성인 교수, 고맙습니다.

◆ 전성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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