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이달 초 전국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41명(38.8%)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을 골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집권 2년차를 맞아 한반도 평화정책과 각종 개혁과제를 추진하다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주문으로 보인다고 교수신문은 설명했다.
임중도원을 추천한 경희대 철학과 전호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중인 한반도 평화구상은 여전히 멀고 험해 보인다"며 "부디 흔들리지 말고 굳센 의지와 불굴의 정신으로 평화를 향한 노정을 끝까지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애초 이 정부가 내걸었던 적폐청산과 불평등 없는 세상을 이루고자 한 또 다른 짐을 내려놓지 말라"며 "그렇게 해서 다시는 일터에서 노동자가 죽지 않고,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2위는 210명(23.9%)의 선택을 받은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차지했다. '구름은 가득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앞서 200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던 말이다.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고성빈 교수는 "남북정상회담과 적대관계 종결,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합의, 소득주도성장 등 대단히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지만 막상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희망적 전망에만 머물러 있는 아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 성어를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3위에는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라는 뜻의 '공재불사'(功在不舍)가 올랐다. 134명(15.3%)의 투표를 받았다.
4위는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다'는 뜻의 '운무청천'(雲霧靑天)이, 5위는 '왼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돌아다 보다'라는 뜻의 '좌고우면'(左顧右眄)이 기록됐다. 각각 11.2%(98명)와 10.8%(95명)의 선택을 받았다.
교수신문은 한 해를 함축적으로, 그리고 세태를 정확히 반영한 성어를 고르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전국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왔다.
올해는 13명의 추천위원단이 모두 20개의 사자성어 후보를 추천한 뒤 50명의 예비심사를 거쳐 5개의 성어를 선정, 이어 열흘 동안 이메일을 통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