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심각하게 거취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손학규 대표의 말이었습니다. 여야 5당이 선거제 개혁에 합의를 하고 손학규, 이정미 대표가 단식 푼 게 오늘로 열흘째입니다. 그런데 합의서의 문구를 놓고 지금 거대 양당하고 나머지 야 3당이 서로 다르게 해석을 하면서 어렵사리 시작된 선거제 협상이 산으로 가고 있습니다. 단식으로 선거제 협상 테이블에 여야 5당을 끌어냈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심각하게 다시 거취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 이게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지 만나보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입니다. 손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원래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이러면서 신나게 인사를 나눠야 되는데.
◆ 손학규> (웃음) 금년도 연말 송년회는 전부 다 취소가 됐죠.
◇ 김현정> 취소입니까?
◆ 손학규> 네, 네.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열흘 전에 5당이 선거제 합의하고 이정미, 손학규 두 분이 단식 푸시고. 이때만 해도 잘 돌아가는 건 줄 알았어요. 대체 그때 합의를 어떤 의미로 하신 겁니까?
◆ 손학규> 제가 협상이 한참 진행될 때 마지막에 김관영 원내 대표에게 분명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협상에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최소한으로.
◇ 김현정> 조건.
◆ 손학규> 첫째,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돌이킬 수 없는 확고한 원칙으로 합의가 되어야 된다.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확약이 되어야 된다는 얘기죠. 두 번째는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의원 정수의 탄력성을 유지해야 되는데 최소한의 의원 정수 증가. 이것이 보장돼야 된다. 그 두 가지가 해결돼야 내가 단식을 풀 수 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걸 갖고 김관영 원내 대표가 원내 교섭 단체 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원내 대표하고 협상을 했습니다. 거기에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나온 겁니다. 그러니까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도입할까 말까가 아니라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위한, 도입이 전제가 되고 그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데 그것을 정개특위에서 검토한다. 이렇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지난 금요일에 저희가 민주당 홍영표 원내 대표.
◆ 손학규> 거기에서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자유한국당에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에 대해서 검토를 한다든지 이런 얘기는 참 말이 안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도입한다라고 약속한 게 아니라 도입을 검토한다. 이제부터 검토해 보겠다라는 것에 우리는 도장 찍었다.'고 하시더라고요.
◆ 손학규> 아니죠.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위한, 도입은 전제가 되어 있는 거죠. 그걸 지금 나경원 원내 대표가 와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 자체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둥 또 자유한국당의 다른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우리한테 뭐 맞지 않는다느니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뭘 해야 되나. 그런 생각인 겁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지금 이 문구를 놓고 어디다가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해석이 되네요.
◆ 손학규> 어디다가 방점이 아니죠.
◇ 김현정> 아니, 왜냐하면.
◆ 손학규> 제 말씀을 들어보세요, 김현정 앵커.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뭘 검토한다는 겁니까?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겁니까? 그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한다는 겁니까? 도입은 전제가 되어 있는 거죠.
◇ 김현정> 나경원 원내 대표...
◆ 손학규> 아니, 제가 나이가 70이 넘은 사람이 단식을 열흘 하면서 그냥 아무것도 없이 그냥 나왔겠어요? 저를 비난하고 그러는 사람들이 출구 전략 어쩌고저쩌고 이야기하는데 도무지 정치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아주 답답한 마음을 품고 계시는 게 느껴지는데 나경원 원내 대표는 말할 것도 없고 홍영표 원내 대표까지 금요일날 (뉴스쇼에)나와서 그러시더라고요. 검토한다 쪽이 중요한 거다. 그러니까 검토라고 했지 그외에 약속을 한 게 없다고 합의문을 봐라라고 저한테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일종의 지금 속았다는 느낌? 나를 상대로 사기를 친 건가. 이런 느낌까지 받으시는 거예요? 그 당시 정황을 생각하면서.
◆ 손학규> 정치권에서 사기라는 표현은 제가 쓰고 싶지 않습니다마는 이 나라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 앞서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우리나라 정치, 미래에 대해서 좀 크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연동형 비례 대표제가 뭡니까? 촛불 혁명의 완성이고 촛불 혁명의 민주주의 발전 다음 단계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손학규> 촛불 혁명으로 정권은 교체됐지만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제도가 바뀌지 않았어요. 그래서 대통령의 무소불위한 권한,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가 이 나라를 받치고 있습니다. 의회가 허수아비가 되고 있어요.
◇ 김현정> 그 이야기는 열흘 전에 나와서도 이미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 손학규> 의회의 권한을 확대하자라고 하는 것이 연동형 비례 대표제의 기본 취지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생을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으로 그런 면에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요구를 하는 것이지 이걸로 바른미래당의 의석을 뭘 몇 개나 더 얻겠습니까? 더 잃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손 대표님, 지금 벌어진 상황을 놓고 심각하게 거취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이런 발언을 하셨어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 손학규> 말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손 대표가 당 대표를 그만두는 거 아니냐. 이런 헛소리들 하고 있는데 제가 당 대표가 된 것이 뭐 때문에 됐습니까? 바른미래당이라고 하는 중도 개혁 정당을 제대로 일으켜서 우리나라 정치 구조 개혁을 이루고자 한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제가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게 그냥 제1당, 제2당.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 제도 개혁을 완전히 뒤로 밀쳐버리고 소위 예산안 야합을 한 겁니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해서 제3당의 대표로 단식을 했는데 저는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어떻게 하면 관철할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해서 내가 과연 무엇을 해야 될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이지 무슨 거취 문제라고 해서 당 대표를 그만두고 정계 은퇴를 한다. 이런 식의 정말 헛소리들. 그리고 아니할 얘기로 야바위꾼 같은 얘기들은 우리나라 정치 현실을 참 암담하게 만드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거취에 대해서는 그런 식의 분석은 하지 말라는 당부. 그나저나 지금 당 내부 상황도 녹록지가 않아요. 이학재 의원이 탈당하면서 '나처럼 나올 사람이 여럿 있다.' 이런 얘기도 하고 국회 정보위원장직은 아직 내놓지 않은 상태고. 계속 이걸 가지고 가면 돌려받을 방법은 없는 건가요?
◆ 손학규> 이학재 의원이 나가서 자유한국당에 들어간다고 하는 데 대해서 뭐라 그러겠습니까? 제가 얘기한 대로 절이 싫어서 중이 나간다는데 그걸 누가 말리겠습니까? 그런데 보수 통합의 역할을 하겠다? 보수 통합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구보수로 귀환하는 것이라 그게 안타까운 겁니다. 젊은 사람이 왜 미래로 가지 않고 뒤로 가느냐 이런 얘기예요. 우리 바른미래당은 승자독식의 양당제를 타파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 창당을 한 그런 당입니다. 이학재 의원이 그래서 자유한국당을 나왔습니다, 새누리당에서. 그리고 바른정당에 참여를 했는데 지금 들어가는 게 자유한국당이 과연 새로운 보수를 위해서 뭘 하고 있습니까? 결국 구태 정치로 복귀하겠다는 것밖에 안 되는데 지금 김현정 앵커가 말씀하신 대로 정보위원장은 왜 갖고 갑니까? 국회에서 원 구성 관련 원내 교섭단체 합의에 정보위원장 또 교육위원장은 바른미래당으로 배정이 된 자리입니다. 이학재 의원 개인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당을 떠나면서 상임위원장을 사임하지 않는다. 물론 국회법에는 상임위원장이 당을 바꾸면서 내놔야 된다고 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 김현정> 법이 없어서 지금 더 이상은 방법이 없는 건가요? 어쩔 수는 없는 건가요?
◆ 손학규> 그러나 이것은 정당 간 합의를 통해서 배정된 자리기 때문에 우리 김관영 원내 대표가 분명히 얘기를 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과 원내 교섭이나 공조에는 관계를 끊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건 이학재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문제이고 자유한국당의 정치 윤리의 문제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나눠야겠네요. 손학규 대표님, 고맙습니다.
◆ 손학규>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