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은 23일 제주 사라봉체육관에서 열린 제 72회 파나소닉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대성(16·대광고)을 4 대 0(11-7 12-10 11-7 11-6)으로 완파했다.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씻어내 더 값졌다. 장우진은 지난해 결승에서 김동현(상무)에게 2 대 4로 역전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 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내리 네 세트를 내줬다.
조대성은 지난해 4강전에 이어 올해도 장우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조대성은 지난해 남자 단식 최초 중학생 4강을 이룬 데 이어 올해도 최연소 결승 진출을 달성하며 차세대 한국 탁구를 이끌 주자임을 입증했다.
장우진은 올해 마지막 대회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지난 7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 3관왕을 이룬 장우진은 이달 세계 탁구 왕중왕전인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남자복식 우승과 혼합복식 준우승을 거뒀다.
그리고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종합선수권을 제패하며 2018년을 장우진의 해로 장식했다. 장우진은 팀 선배 정영식과 함께 나선 남자 복식에서도 같은 팀 천민혁-황민하를 3 대 2로 제치고 2관왕에 올랐다.
조대성의 돌풍이 대단했지만 장우진의 힘에 밀렸다. 장우진은 1세트를 11 대 7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 조대성이 장기인 백핸드 드라이브로 반격했지만 장우진은 날카로운 드라이브로 12 대 10 듀스 승부를 가져갔다. 여기서 승기를 잡은 장우진은 3, 4세트에도 드라이브로 조대성을 압박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장우진은 "사실 오늘 우승한 뒤 기쁘기보다 오히려 울컥하며 눈물이 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상대 전적에서도 앞서는 선수였는데 지난해 결승이 너무 아쉬웠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아픔이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장우진은 "지난해 준우승 뒤 굳게 마음을 먹고 올해를 보냈다"면서 "코리아오픈 3관왕 등 2018년은 정말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대성과 대결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장우진은 "사실 이겨도 본전인 경기라 부담이 없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전에도 2번 정도 이겼던 선수라 평정심을 갖고 경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해를 기분좋게 마무리한 만큼 내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장우진은 "올해 코리아오픈 3관왕을 하면서 올림픽 금메달도 꿈꾸게 됐다"면서 "내년에는 국내 대회뿐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랭킹을 끌어올려 2020년 도쿄올림픽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