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2002년 제자들에게 "빨리 일 자리 찾아라"

박항서 감독. (이한형 기자)
"정말 고급인력들인데…."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모처럼 2002년 제자들을 만났다. 추억에 잠기는 것도 잠시. 제자들에게 '취업'이라는 숙제를 안겨줬다.

박항서 감독은 22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홍명보 장학재단 주최의 '셰어 더 드림 2018 자선축구대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항서 감독은 홍명보, 김태영, 김병지, 유상철, 최용수, 송종국, 이천수 등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항서 감독은 "벌써 16년 전이니까 마음도, 몸도 다 노쇠했다.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2002년을 생각하면, 2002년 같이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 그냥 웃음이 나고 즐겁다.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많은 국민들로부터 격려와 사랑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박항서 감독은 내년 1월 아시안컵 준비 과정 중에 잠시 귀국했다. 의리였다.

박항서 감독은 "홍명보 전무이사가 2002년 이후 계속 자선경기를 하고 있다. 축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대회"라면서 "내년에도 한다고 하면 안 왔을 텐데 올해가 끝이라고 해 꼭 와야겠다 생각했다. 베트남축구협회에 꼭 다녀와야겠다고 설명을 하고, 허락을 받았다. 마지막 경기에 내가 참석한다고 빛이 나는 건 아니지만, 같이 있어줬으면 하는 생각으로 왔다"고 말했다.

모처럼 만난 2002년 멤버들은 화기애애했다. 16년 전과 달리 배는 나왔고 머리는 희끗희끗해졌지만, 역사의 한 장면을 같이 했던 멤버들은 마치 16년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즐거워했다.

당시 코치였던 박항서 감독이기에 제자들에게 압박도 넣었다.

서울 최용수 감독, 대표팀 최태욱 코치 정도를 제외하면 다들 축구 관련 직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항서 감독은 "다들 나이가 먹어서 일단 내 말에 권위가 안 선다. 반갑고, 저녁에 약속 없는 사람은 식사를 하기로 했다"면서 "일 자리가 없는 친구들이 많은데 빨리 찾으라고 푸시 좀 해야겠다. 정말 고급인력들이다. 능력 있는 후배들이 자리를 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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