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돌봄 노동, '간병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건 휴식

KBS1 '거리의 만찬', 오늘(21일) 간병 가족 다뤄

KBS1 '거리의 만찬'은 21일 밤 10시, 간병 가족을 주제로 '삶의 조건 1.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방송한다. (사진='거리의 만찬' 제공)
KBS1 '거리의 만찬'이 간병 가족의 삶을 집중 조명한다.

21일 방송되는 '삶의 조건' 1부의 제목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연출 박상욱)이다. 서로 사랑하기에도 모자랄 시간에, 고된 돌봄 노동을 하는 간병 가족들이 주인공이다.

간병은 병들거나 다친 사람을 곁에서 보살피며 시중드는 일을 말한다. 가족 중심주의가 강하고 사회보장 서비스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국내에선 아픈 사람이 생기면 간병은 당연히 가족의 몫으로 돌아온다.

'거리의 만찬' MC인 박미선은 이번 주 주제에 깊이 공감했다. 어릴 때 편찮으신 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본 적이 있는 그는, 이젠 나이가 드신 부모님의 건강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거리의 만찬'은 간병이 강도 높게, 끝없이 이어지는 노동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간병하던 이가 아픈 가족을 죽이고 자기도 목숨을 끊는 '간병 살인'은 몇몇 특별한 간병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작진은 '간병 살인 154인의 고백'이라는 기획취재물을 선보인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를 찾아, 간병 살인 사건을 분석하고 간병 살인 가해자를 직접 만났다.

또, 오랫동안 간병을 맡은 이들을 만나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과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을 제일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재가 요양 서비스나 간병 휴직 제도는 충분한 휴식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간병 가족들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짧게는 2년부터 길게는 10년 넘는 세월을 오롯이 가족 돌봄으로 보낸 분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눈물 없이 듣기 힘들다'"면서도 "울기 위해서, 울리기 위해서 만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어디에서도,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던 이분들의 실제 삶의 현실을 어떻게든 노골적으로 드러내야만 간병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점이 전달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지금 간병 가족들에게 가장 절실한 건 '휴식'이라고 밝혔다.

KBS1 '거리의 만찬-삶의 조건 1.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은 오늘(21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소아 완화 치료를 다룬 '삶의 조건 2. 마지막까지 자란다'는 내년 1월 4일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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