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1일 발표한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에서 배우는 4가지 교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석유 중심 경제구조 ▲복지제도에 따른 재정부담 ▲관치경제 ▲공직자 부정부패 등을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내 총생산은 불과 10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3분의 1로 감소했고, 물가는 올해만 137만% 상승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정부 부채는 올해 말 GDP의 1.6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베네수엘라는 석유자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위기를 불렀다. 석유가 국가 전체 수출의 96%를 차지하고, 재정수입의 50%와 GDP의 약 30%를 석유에 의존했지만 이러한 경제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미진한 산업육성과 주요 산업의 국유화 과정 중 경쟁력은 감소했고, 산업 다각화를 통한 위험분산은 커녕 위기발생 시 환율방어를 위한 국부펀드 운영 등 대책도 부족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복지정책에 따라 확대된 국가재정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차베스 집권 후 ‘무상교육’, ‘의료지원’, ‘저소득층 보조금 지급’ 등 복지 확대로 인해 실업률과 빈곤률이 감소하고 문맹률이 떨어졌지만, 과도한 복지 지출이 이어졌다.
베네수엘라 GDP 대비 정부지출은 2000년 28% 수준에서 2018년 41%까지 증가했고, 재정수지는 2007년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주력산업의 국유화, 각종 가격통제 및 외환통제 등 베네수엘라 정부가 규제 위주의 경제정책을 강화한 것도 경제 활력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2000년 이후 석유를 포함, 통신·철강·전력·시멘트 등 주요 산업이 국유화됐고, 정권 측근 인사들의 경영 실패가 생산성 감소로 이어졌다.
한경연은 공직자의 부정부패가 경제적 약자의 부담을 높였다고도 지적했다. 기존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며 정권을 잡은 차베스 정부도 부정부패를 근절하지 못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정부의 규제위주의 경제정책이 초래할 시장왜곡의 결과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