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지난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을 받으면서 자신이 기업 관계자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점을 시인했다. 이 때 자신 뿐 아니라 다른 특감반원들도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대검 감찰본부 조사에서 김 수사관은 골프 비용을 자신의 돈으로 계산했다는 취지로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사관은 18일 한 언론에도 "특감반은 한 달에 150만원 상당의 활동비가 나와 한 달에 한 두 번 치는 골프는 갹출 비용으로 충분했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김 수사관의 진술에 따라 다른 특감반원들에 대해서도 골프 접대를 받았는지 자체 감찰을 벌였지만,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사관의 상관이었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19일 언론브리핑에서 징계에 불만을 품은 김 수사관으로부터 협박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수사관이 (청와대) 감찰을 받을 때 나머지 직원들이 골프친 걸 문제 삼았는데, 자기도 묻어 달라고 겁박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했다. 김 수사관이 다른 특감반원들을 문제 삼은 배경엔 징계 회피 목적이 있다고 봤다는 얘기다.
앞서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 골프접대 의혹과 관련해 휴대전화를 압수한 데 이어 골프장 7~8곳에과 함께 골프를 친 KT간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엔 대기업 임원들도 차례로 조사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한 이유에 대한 김 수사관의 진술에도 그 신빙성에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김 수사관은 지난달 초 지인인 건설업자 최 모 씨가 연루된 뇌물 사건의 진행상황을 파악했고, 청와대는 이를 계기로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에 돌입했었다.
김 수사관은 자신이 첩보를 제공한 사건으로서, 실적에 반영하기 위해 경찰청을 찾은 것이라고 언론에 해명했었다. 그런데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김 수사관이 경찰청을 방문했을 당시 최 씨가 이 곳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지난 11월 2일 오후 2시50분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리반을 방문했는데 최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경찰청 특수수사과 수사2팀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의원은 "김 수사관이 방문 당시 최 씨가 수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사관과 최 씨 사이의 유착 의혹과 함께 김 수사관이 수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