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과거사 사건들 중 본조사 대상으로 의결하면, 대검 조사단은 이를 받아 조사에 착수해 다시 위원회에 보고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결국 위원회의 결정으로 팀을 꾸려 조사하는 조사단이 위원회 외압에 반발 입장을 낸 것이다.
조사단 소속 김영희 변호사는 19일 "일부 사건의 경우 민·형사 조치를 운운한 것에 압박을 느껴 조사 및 보고서 작성을 중단하겠다는 조사단원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검찰총장에 대한 항명이고, 검찰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적 기대에 대한 배반"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에 따르면, 위원회 일부 위원은 조사대상 사건에서 검사 책임을 지적하는 부분을 수정할 것을 지시하거나, 검사 잘못이라고 쓴 부분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엔 고위급 검사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재배당 된 김학의 사건의 경우 조사단이 "조사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자 일부 위원은 "조사단 활동 기한이 연장되면 사표를 쓰겠다", "(사건에) "욕심 내지 마세요"라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약촌오거리 사건의 경우 "지난달 26일 위원회에 최종보고를 마쳤지만 위원회가 문구를 빼거나 바꾸라는 등의 부당한 요구를 하며 조사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김영희 변호사는 "조사단 출범 당시 검찰총장이 조사 활동은 내부 검사들에 대한 감찰의 성격이라고 했다"면서 "일부 검사들이 이런 감찰에 대해 반발하는 것"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일 조사단을 방문하는 문무일 총장이 활동 기한 연장 등의 요구사항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