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쿼터 사나이' 박경상이 말하는 1쿼터와 4쿼터

박경상. (사진=KBL 제공)
"경상이가 원래 후반에 안 들어가는데 기특하네요."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18일 SK전(88대69 승)을 마친 뒤 박경상 이야기가 나오자 껄껄 웃었다. 4쿼터만 되면 주춤했던 박경상이 SK전에서는 4쿼터 3점슛 2개를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박경상은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24경기 가운데 23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이대성(17경기 중 16경기 선발)과 함께 경기 시작을 책임졌다.


하지만 주전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애매했다.

이대성은 부상 전까지 평균 26분10초를 뛰었다. 양동근도 선발 출전은 5경기(교체 16경기)가 전부지만, 평균 출전시간은 27분25초로 가장 많았다. 박경상의 출전시간은 평균 16분49초. 외국인 선수가 1명만 뛰는 1, 4쿼터가 박경상의 몫이었다.

1쿼터 박경상의 활약은 정상급이었다. 평균 3.33점을 넣으면서 17경기 이상 출전을 기준으로 하면 전체 14위에 해당한다. SK전에서도 1쿼터 3파울에 걸리기 전까지 3점슛 2개 포함 8점을 올렸다. 시작과 동시에 터진 문태종의 3점 2개도 모두 박경상의 손에서 시작됐다.

반면 4쿼터 득점은 평균 1.79점.

유재학 감독이 4쿼터 터진 박경상의 3점슛에 기뻐할 만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상이가 원래 전반에 잘 들어가고, 후반에 안 들어가는데 오늘 들어가 기특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면 왜 1쿼터와 4쿼터 경기력에 차이가 났을까.

집중력의 차이였다. 박경상에게 1쿼터는 경쟁이다. 이대성, 양동근이 있는 상황에서 1쿼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 이후 출전시간이 확 줄어든다.

박경상은 "이대성과 같이 1쿼터에 자주 뛰었다. 1쿼터를 뛰면 당연히 잘해야지 4쿼터까지 뛸 수 있다. 그래서 1쿼터에 집중했다. 1쿼터에 못하면 경기를 못 뛴다. 1쿼터에 잘하려다보니 습관이 된 것 같다"면서 "다들 4쿼터에 안 들어간다는 말을 해줘서 진짜 집중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는 평균 득실 마진이 12.92점이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경기가 많기에 4쿼터 집중이 더 어려웠다.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양동근이 "평상시에도 4쿼터에 집중을 했어야 왜 안 했냐"고 타박하자 박경상이 "나 말고도 다른 선수들이 너무 잘하기 때문에…"라고 멋쩍게 답한 이유다.

박경상은 연승 행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13연승과 함께 21승3패 선두를 질주 중이다. 3라운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2위 전자랜드와 6경기 차.

박경상은 "연승은 신경쓰지 않는다.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할 뿐"이라면서 "현대모비스 독주 체제로 간다고 하는데 NBA에서도 토론토 랩터스가 독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재미있다. 언제나 이긴다고 해도 연승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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