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2월 17일 (월)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이태의 집행위원장
◇ 정관용>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고 김용균 씨. 목숨 잃은 지 닷새 만에 어제 한국서부발전 측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상규명 또 재발방지를 약속했죠. 하지만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서부발전의 사과문을 비롯해서 오늘 발표된 정부 관계부처 합동대책에 대해서도 고인의 죽음에 대한 예의도 없는 대책이다,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의 이태의 집행위원장을 연결합니다. 이 위원장 안녕하세요.
◆ 이태의> 이태의입니다.
◇ 정관용> 서부발전은 뭐라고 사과문을 냈어요?
◆ 이태의> 재발방지 안 하고 사람 더 투입하고 시설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접근 방식이 좀 다릅니다. 저희는 서부발전이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제 와서 대책을 개선하겠다라는. 근본 원인은 전혀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오늘 정부도 관계부처회의를 하고 합동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하겠다, 재발방지책 세우겠다, 그리고 원청 업체에 책임을 더 강화하는 법 개정안 국회에 냈는데 빨리 통과되기를 바란다, 이런 내용들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태의> 마찬가지로 실망스럽습니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라고 하는 건 대통령이 첫 번째 공약 사항을 아주 후퇴한 것입니다. 왜곡한 겁니다. 대통령은 최소한 공공기관에서는 기업의 이윤의 효율성을 우선하지 말고 국민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공공성을 강화하라. 그래서 용역이나 입찰방식에 하도급 주는 것들을 공공기관에서 금지하고 원청이 직접 공공기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이게 대통령의 정책 1호 사항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태의> 그런데 이제 와서 원청의 (책임) 강화, 하청의 인력구조 변경 이런 식의 얘기를 하면서 기존의 기업 논리, 효율의 논리로 대책을 대신하려고 합니다. 오히려 이 정부의 처음 초기 공약보다 많이 후퇴된 상태의 인식에서 시작된 대책 발표이기 때문에 알맹이가 빠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어제부로 정식 출범했다면서요.
◆ 이태의> 현재 92개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오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도 가지셨는데 그 자리에 김용균 님의 어머님께서도 함께하셨다고요.
◆ 이태의> 처음에 어머니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아들이 죽어서 본인은 없다고 얘기하시지만, 가족들은 살아야 하니까 노출하지 말자라고 의견을 모았었는데 어머니가 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 결심하셨습니다. 처음에 어머니가 하신 얘기가 현장을 보시자마자 옆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을 부둥켜안고 너희들 여기서 빨리 나가야 된다. 아니면 너희들도 죽는다. 이러면서 결심하셨습니다. 또 다른 용균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직접 본인이 국민들 앞에 나가겠다.
그렇게 결심하셨고 오늘도 기자회견 나오셨고 제일 먼저 긴급하게 요구하시는 것은 당장 또 다른 죽음을 보고 오셨어요. 그래서 현재 일부만 가동되고 있는 태안발전소를 일단 전면 중단시켜라. 또 다른 용균이가 나오니까 그것부터 중단시켜라 그것부터 요구하러 직접 기자회견장을 나오셨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사고 현장 가서 직접 보시니까 이게 이 현장의 컨베이어벨트가 계속 돌아가면 틀림없이 또 사망자가 생긴다 이런 인식을 가지시게 됐다 이 말이죠?
◆ 이태의> 그것을 바로 느끼신 거죠. 그리고 어머니가 지금 계속 언론에 하고 싶은 얘기는 제발 TV 카메라로 저를 찍지 말고 당신을 찍지 말고 그 사고 현장을 찍어 달라.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어서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에게 보여 달라. 그러면 이게 사람이 일할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국민들이 알 거라고 이렇게 얘기하십니다.
◇ 정관용> 지금 사고 이후에도 태안화력발전소의 그 컨베이어벨트는 계속 가동 중입니까?
◆ 이태의> 오늘 아침부터 진상조사를 하기 위해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 사고 지점인 전체 10기 중에서 9호기, 10호기는 멈춰 있습니다, 조사 대상이고요. 그 앞에 1호기~8호기는 가동 중인데 어머님 말씀은 9호기, 10호기뿐만 아니라 다른 8기에서도 똑같이 위험이 노출돼 있으니까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계시고 그리고 오늘 진상조사단이 회사에 직접 갔습니다. 조사에 참가하기 위해서. 그런데 사측은 어머님이 위임한 대책위가 참가하는 것을 몸으로 막았습니다. 그래서 겨우 어머님, 유족을 앞세워서 회사 측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회사의 조사, 제한, 참여 제한 이것은 여전히 현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9호기, 10호기에서 고 김용균 씨가 사고를 당한 거죠?
◆ 이태의> 네.
◇ 정관용> 그런데 특별근로감독이 시작되기 전에는 9, 10호기도 계속 가동 중이었습니까?
◆ 이태의> 사고가 나고 다음 날 청와대 비서관이 왔고 노동부에서 왔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약속했었습니다. 그 사고가 난 현장을 당장 중단시키고 동료들에게 트라우마 치료를 하겠다 약속했는데 다음 날 어머니가 진상조사단 저희 요구단하고 함께 노동부에 방문을 하고 같이 현장에 갔습니다. 가서 확인해 본 결과 9, 10호기를 전면 중단한 게 아니고 사고 난 지점을 피해서 가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확인한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즉각 중단을 요구해서 9, 10호기는 중단이 됐고요. 그것을 확인한 근로감독관과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똑같이 작업하는 1호기~8호기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토하겠다라고 하는 답변만 있었지 아직도 가동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한국서부발전 측은 9, 10호기 전면 중단조차도 안 하고 있었다 그 얘기로군요.
◆ 이태의> 네.
◇ 정관용> 게다가 사고 전의 노동 환경도 말이 많지만 사고 이후에 조작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잖아요. 어떤 의혹들이 지금 불거지고 있습니까?
◆ 이태의> 가장 먼저 어머니가 가서 확인한 것은 거기가 탄가루가 날려서 전등이 뿌옇게 보이고 있으나마나 할 정도로 어두운 현장입니다. 말끔히 치워져 있었답니다. 그리고 급하게 당기는 안전 레버도 그게 빨간색이었는데 오히려 색깔이 변해져 있을 정도로 변해 있었고요. 그리고 현장의 동료들 증언입니다. 나가서 기자들한테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이런 얘기를 직접적으로 동료들한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시신을 수습했던 그 동료들에게 그렇게 입단속을 하고 있고요. 이게 현실입니다.
◇ 정관용> 사고 현장은 깨끗이 치워놓고 안전 레버도 새로 달아놓고 말하지 말라고 하고 이 말씀이군요.
◆ 이태의> 예.
◇ 정관용> 안타깝습니다. 저희도 끝까지 지켜볼게요. 오늘 고맙습니다.
◆ 이태의>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이태의 집행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