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FA 중에서는 우완 노경은(34)이 올해 가치를 끌어올린 선수로 꼽힌다. 지난해 최악 시즌을 극복하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제몫을 해냈다. 프로 입단 15년 만에 얻은 FA 권리를 나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경은은 올해 33경기 등판, 9승6패 평균자책점(ERA) 4.08의 성적을 냈다. 불펜으로 14경기, 선발로 19경기를 소화했다. 두산 시절이던 2013년 이후 5년 만의 두 자릿수 승수는 무산됐지만 무너진 롯데 마운드를 그래도 든든하게 받쳐줬다.
특히 선발로 부활할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 노경은은 선발 19경기 8승6패 ERA 4.31을 기록했다. 2016년 롯데 이적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ERA는 불펜 등판 때의 2.91보다 높지만 피안타율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 등은 선발일 때가 더 낫다. 선발 등판 시 2할4푼4리, 1.17로 불펜일 때는 2할8푼9리, 1.29였다. 올해 연봉이 1억 원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효율을 보인 셈이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대박은 어려워도 준척급 수준의 계약은 가능할 전망이다. 노경은은 양의지와 모창민(이상 NC)의 계약을 이끌어낸 리코스포츠가 에이전트다. 모창민은 3년 최대 20억 원, 양의지는 4년 12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롯데도 노경은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롯데 측은 "노경은 측과 그동안 2~3번 만났다"면서 "조만간 다시 만나 교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노경은은 2003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3억5000만 원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2012년 12승6패 7홀드, 이듬해 10승10패를 거두며 에이스로 떠올랐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 모친상 등 굴곡진 삶을 보냈다. 올해 비로소 부활의 날개를 펼친 노경은의 FA 계약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