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내년도 2.6~2.7%…'경기 둔화' 이어지나

[2019경제정책방향]잠재성장률 2.8% 밑돌 전망…기재부 "침체나 둔화는 아냐"
취업자 증가폭 올해 10만명, 내년 15만명 예상…"건설·제조업은 내년에도 어려워"
△경제활력 제고 △구조개혁 △포용성 강화 △미래 투자 등 4대 방향에 정책 역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2.6~2.7% 선에 그칠 전망이다. 취업자 증가폭도 올해는 10만명, 내년엔 15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1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로 2.6~2.7%, 내년 성장률도 2.6~2.7%를 제시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지난해 3.1%에서 올해와 내년 연속 2%대로 주춤할 거란 얘기다.

이같은 전망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인 2.8%를 밑도는 수준이어서, 본격적인 경기 둔화나 침체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침체나 둔화는 아니고 (올해와 내년을) 비슷한 수준으로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특정 수치가 아닌 '범위'로 제시한 건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 모두 4분기 상황이 중요하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당초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9%였다. 수출과 소비는 양호했지만 하반기 투자 부진이 심화되면서, 4분기 상황까지 반영하면 당초 전망치보다 낮아질 거란 게 기재부 판단이다.

앞서 한국은행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7%를, IMF(국제통화기금)는 2.8%를 각각 제시한 바 있다. 내년 성장률 역시 한은은 2.7%, IMF는 2.6%, OECD는 2.8%로 각각 전망했다.

기재부는 한은 전망치보다 어두운 전망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올해보다 내년이 더 높거나 낮은지 흐름이 중요하다"며 "한은과 비교해서 더 어둡거나 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양극화 심화 등 분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성장 잠재력이 떨어져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동시에,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미래 도전요인도 본격화되면서 구조적 전환기에 직면했다고 보고 있다.

수출 증가세도 내년에 다소 둔화되겠지만, 투자 활성화와 복지지출 확대 등 정책 효과를 통해 성장세를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6.1%, 수입은 1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엔 물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단가 상승폭도 줄어들면서 수출은 3.1%, 수입은 4.2%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740억 달러에서 내년엔 640억 달러로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해 흑자폭은 785억 달러였다.

민간소비도 올해 2.8%, 내년에도 2.7%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임금상승 등 소득여건 개선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기재부측 설명이다.

실제로 2016년 2.5%, 지난해 2.6%였던 전년대비 민간소비 증가세는 올들어 3분기까지 3.0%를 기록했다. 소매판매도 2016년 3.9%에서 지난해엔 1.9%로 뚝 떨어졌다가 올들어 3분기까지 4.5%로 반등했다.

반면 올해 설비투자는 1.0%, 건설투자는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투자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미중 통상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투자는 내년에도 2.0% 감소할 전망이지만, 설비투자는 5G 상용화와 여행객 증가 등 통신업과 운수업 분야를 중심으로 1.0%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일자리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연초만 해도 32만명 목표치였던 취업자 증가 수는 올해는 10만명, 내년엔 15만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의 경우 상용직이 증가했지만 임시·일용직 부진으로 임금근로자가 축소됐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중심으로 위축세가 뚜렷했다. 내년에도 건설업과 제조업 고용은 어려움이 이어지겠지만, 보건·복지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은 인력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엿보인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등의 고용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15~64세 고용률은 올해는 66.7%, 내년은 66.8%으로 비슷할 전망이다.

내년 물가는 유가 하락에도 농축수산물과 서비스요금이 소폭 오르면서 올해와 같은 1.6% 상승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내년도 경제 상황이 적어도 올해 수준 이상으로 개선되도록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 △경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 △미래 대비 투자 및 준비 등 4가지 큰 방향에 정책 역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민간·공공 부문의 대규모 투자와 산업 혁신 및 사회적 대화와 포용성 강화 등 이른바 '빅(Big4)' 16대 중점 과제를 선정, 역대 최고 수준인 재정 61%를 상반기에 집행하는 등 적극적 거시정책을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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