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농구를 '양궁 농구'라고도 한다.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는 1997년 KBL 출범 이래 3점슛 시도가 가장 많은 시즌(팀 평균 23.4개)이다. KT는 평균 28.3개로 안양 KGC인삼공사(29.1개)에 이어 두 번째로 3점슛 시도가 많다.
서동철 KT 감독은 "슛 시도로 이어지는 과정이 좋다면 3점슛을 얼마든지 던져도 좋다"는 확고한 지론을 갖고 있다. 3점슛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얼마나 더 많이 던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현대 농구의 트렌드다.
KT는 16일 오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3점슛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외국인 가드 데이빗 로건이 전반전을 마친 뒤 햄스트링 통증으로 후반에 뛰지 못하는 악재가 있었지만 주축 선수들의 외곽 공세가 빛을 발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KT는 전반 한때 16점차로 앞섰지만 후반 들어 제임스 메이스와 조쉬 그레이의 공세에 고전했다. 외국인선수 2명이 모두 뛰는 LG에 비해 로건이 벤치를 지킨 KT에 불리함이 있었다. 김종규의 3쿼터 활약도 눈부셨다.
이때 KT 포워드들이 힘을 냈다. 양홍석은 57대54로 앞선 3쿼터 중반 김민욱의 어시스트를 받아 3점슛을 넣었다. 다음 공격에서는 양홍석이 공격리바운드로 만든 기회에서 김민욱이 3점슛을 터뜨렸다. 이어 허훈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는 김윤태도 3점슛을 꽂았다.
역전 위기를 넘기고 3쿼터를 66대61로 마친 KT는 4쿼터 주축 선수들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줄곧 5점차 이상의 리드를 이어갔다.
KT는 76대71로 앞선 4쿼터 중반부터 LG 득점을 2점으로 묶는 사이 김영환과 김민욱의 연속 득점으로 스코어를 85대73으로 벌려 승기를 잡았다. 양홍석은 4쿼터 종료 2분10초를 남기고 점수차를 15점으로 벌리는 쐐기 3점포를 터뜨렸다.
결국 KT는 로건의 부상 악재를 극복하고 LG에 91대76로 승리했다.
랜드리는 로건의 공백을 잘 메우며 22점(3점슛 3개) 8리바운드 5블록슛으로 활약했다. 양홍석은 18점(3점슛 3개) 13리바운드를 올렸다. 김민욱은 17점(3점슛 2개)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두 명의 토종 포워드가 나란히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김영환은 13점을 보탰고 김윤태(3점슛 3개)도 12점 3어시스트 4스틸로 활약했다.
KT는 이날 34점슛 30개를 던져 12개를 넣었다. 무리하지 않는 슈팅이라면 3점슛을 얼마든지 던져도 좋다는 팀 분위기 속에서 KT 선수들은 과감하게 시도했고 슛은 고비 때마다 림을 통과했다. '양궁농구'는 강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