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위켄드 보자" 2만 4천 '힙스터' 고척돔에 집결

(사진=현대카드 제공)
음악을 사랑하는 '힙스터'(hipster)들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집결했다. PB R&B 대표주자인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 위켄드(The Weeknd)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PB R&B는 새롭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미국 '힙스터'들이 즐겨 마시는 맥주 브랜드인 팹스트블루리본(Pabst Blue Ribbon)의 약자와 음악 장르 중 하나인 R&B가 합쳐진 용어다. 그런 의미에서 이른바 '힙스터 R&B'로도 불린다.

위켄드는 R&B와 힙합, 록, 일렉트로닉, 펑크 등을 몽환적이고 절제된 감성으로 결합한 이 장르를 대중 음악계 주류로 끌어올린 뮤지션으로 평가 받는다. 그래미어워즈에서 3회,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8회 수상하는 등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내한 공연을 열고 한국 팬들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연장은 2만 4천여 명(주최 측 추산, 19세 이상 관람가로 진행)의 관객으로 꽉 찼다. DJ PNDA는 오프닝 무대를 꾸며 화려한 EDM사운드로 분위기를 예열하는 역할을 했다.

위켄드는 예정된 공연 시작 시간보다 16분 늦은 오후 7시 21분쯤 무대에 등장했다. 첫 곡은 영화 '블랙팬서'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곡이자 세계적인 랩스타 켄드릭 라마와 협업한 곡인 '프레이 포 미'(PRAY FOR ME)로 택했다. 뒤이어 프랑스 출신의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크 펑크와 작업한 곡으로 '아-하'가 반복되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스타보이'(Starboy)를 불러 오프닝 무대가 끝난 뒤 한참 동안 지루함에 빠져있던 관객의 흥을 돋웠다.


이후 위켄드는 쭉 내달렸다. '팝의 제왕' 마이클잭슨의 목소리를 연상케 하는 날카로우면서도 유려한 보컬과 라이브 밴드 연주, 다채로운 조명 삼박자가 어우러진 무대는 강한 끌림이 있었다.

도입부에서 터져 나오는 일렉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사이드 워크스'(SIDEWALKS)를 부를 때쯤 공연장의 분위기는 한껏 무르 익었고, 위켄드의 몸과 목도 완전히 풀린 듯 했다. 그는 무대 이곳 저곳을 누비며, 두 팔을 하늘 높이 들고 제 자리에서 방방 뛰며 호응을 유도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공연 내내 흥이 넘쳤고, 노래 중간중간 "코리아"를 외치기도 했다.

국내 한 스마트폰 광고 음악으로 쓰인 바 있는 곡으로 리드미컬한 멜로디가 특징인 '캔트 필 마이 페이스'(Can't Feel My Face)를 부를 땐 댄스 본능을 발휘해 관객을 웃음 짓게 하기도 했다. 잔잔한 분위기의 곡인 '더 모닝'(The Morning)이 울려퍼질 땐 모든 관객이 일제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했다. 이에 위켄드는 관객과 함께 손을 좌우로 흔들며 더욱 열정적으로 노래했다.

이날 위켄드는 20여곡을 거의 쉼 없이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곡을 부를 때까지 흔들림이 없었던 라이브 실력은 단연 돋보였다. 별도의 멘트 시간은 없었고, 노래를 부르며 관객과 호흡하는 데 집중했다. 그로 인해 공연은 1시간 반 정도만에 끝났다. 위켄드는 공연이 끝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관객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땡큐 서울!"이라는 글을 게재하며 한국 팬들과의 만남을 추억했다. 지난달 30일 홍콩, 이날 한국에서 공연한 위켄드는 오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

다음은 주최 측이 제공한 위켄드 첫 내한공연 셋리스트

INTRO
PRAY FOR ME
STARBOY
PARTY MONSTER
REMINDER
SIX FEET UNDER
LOW LIFE
MIGHT NOT
SIDEWALKS
CREW LOVE
HOUSE OF BALLOONS
GLASS TABLE GIRLS
BELONG TO THE WORLD
SECRETS
FEEL MY FACE
IN THE NIGHT
FEEL IT COMING
MORNING
WICKED GAMES
EARNED IT
OR NAH
OFTEN
ACQUAINTED
WASTED TIMES
CALL OUT MY NAME
H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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