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감독의 과감한 결심과 창원 LG의 국내 선수들이 펼친 분전이 짜릿한 연장전 승리로 이어졌다.
창원 LG는 14일 오후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연장전 접전 끝에 86대84로 승리했다.
LG에게는 낯선 경기 내용이었다. 주득점원 제임스 메이스가 올시즌 20점 미만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이스는 이날 야투 18개 시도 중 3개 성공에 그치며 11득점에 머물렀다.
LG는 1쿼터를 26대13으로 마무리했다. LG는 이날 올시즌 처음으로 메이스 대신 그레이를 선발 출전시켰다. 활발한 공수 움직임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한때 19점차로 앞섰지만 4쿼터부터 시소 게임 양상이었다. 무리한 플레이로 일관한 메이스 때문이었다.
현주엽 LG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59대59 동점이었던 4쿼터 종료 8분을 남기고 메이스를 벤치로 불렀다. 대신 가드 조쉬 그레이에게 한명이 출전 가능한 외국인선수 자리를 맡겼다.
현주엽 감독은 "메이스가 자기 역할을 잘 못했다. 1쿼터에 쉬었기 때문에 더 버텨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4쿼터에 투입했는데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고 4쿼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그레이를 투입하면서 1쿼터에 효과를 봤던 김종규와 박인태, 국내 빅맨 듀오에게 골밑을 맡겼다. 더불어 유기적인 수비를 주문했다.
현주엽 감독은 "그레이가 그동안 수비 로테이션에서 이해도가 다소 떨어졌는데 오늘 완전히 소화해줬다. 막판에는 더블팀을 해도 수비가 더 단단해졌다. 또 그레이가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믿고 교체했는데 잘해줬다"고 말했다.
메이스가 빠진 사이 국내 빅맨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김종규는 38분을 소화하며 14점 6리바운드 1블록슛을 올렸다. 야투 7개를 던져 100% 성공률을 기록했다. LG가 2점차로 앞선 연장전 마지막 순간 전자랜드 김낙현이 동점을 노리는 레이업을 시도할 때 림을 지키는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팀 승리도 지켰다.
현주엽 감독은 "화려하고 득점이 많은 것도 좋지만 오늘 김종규는 궂은 일을 잘했다. 상대가 공을 계속 흘릴 수 있도록 블록슛을 시도하고 도움수비를 하고 리바운드를 하는 등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어 "앞으로 메이스가 조금 부진해도 김종규가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3점슛 4개를 올리며 14점을 기록한 조성민은 기록으로는 보이지 않는 박인태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조성민은 "두 빅맨들이 많이 움직이면서 스크린을 많이 걸어줬다"며 "특히 박인태에게 정말 고마웠다. 보이지 않게 스크린을 걸고 빠지는 동작을 계속 하면서 동료들을 도왔다.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우리도 빠른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