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겪었던 아시아 신흥국, 이번에는?

견조한 성장세, 안정된 물가, 대외건전성에 비춰 금융불안 가능성 적어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의 금리인상이 예상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경우 인도와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신흥국에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16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주요 아시아 신흥국들의 실물경제 상황과 대외건전성은 아르헨티나, 터키 등 취약신흥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1997년 급격한 환율상승과 해외자본 유출 등으로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었고 올들어서는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에서 금융불안이 재연됐다.

아시아 신흥국들은 우선 실물경제 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물가안정기조도 지속되고 있다.

2016년~2017년 연평균 성장률은 인도가 6.9%, 아세안 5개국은 평균 5.1%를 기록했고 올들어서는 터키, 아르헨티나 등과의 성장률 격차가 더 확대됐다.

이들 국가들은 내년에도 안정적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도 인도가 2016년~2017년 연평균 4.1%, 아세안 5개국은 평균 2.7%로 불안기조가 뚜렷한 아르헨티나 31.4%, 터키 9.5%와 비교됐다.

재정여건은 2010년대 들어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적자가 누적됐지만, 정부부채 중 외화표시부채 비중이 인도 2.3% 말레이시아 2.4% 등 매우 낮아 금융불안 촉발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경상수지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2017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명목 GDP대비 적자비중은 -0.8%~ -1.9%로 아르헨티나(-4.8%), 터키(-5.5%)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명목GDP대비 대외부채 비중이 말레이시아 69.3%, 베트남 43.2% 등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40% 이내로 아르헨티나 상환능력의 4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지난해 기준 명목GDP의 132.5%에 이르는 대외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상환능력은 충분하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한은은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방향이 불확실한데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경우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이들 국가의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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