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태안화력발전소처럼 충남 서해안에 있는 보령화력발전소에서도 하청업체 소속 30대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날짜와 장소만 다를 뿐 두 사고 상황이 너무도 똑같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참변이 발생했는 데도 위험에 내몰린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무체계 및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등에 따르면 2014년 11월 19일 오후 9시 20분께 충남 보령시 오천면 보령화력발전소 7·8호기에서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박모(31)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박씨는 석회석의 이산화황을 제거한 뒤 석고를 이송하는 탈황설비서 설비 등을 점검하는 원전원으로 일했다.
고 김용균 씨도 운전원이었고,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혼자 야간 근무를 하다가 사고를 당한 점도 같다.
4년 전 보령화력에서는 사고 직후 설비가 멈추면서, 박씨가 동료에 의해 비교적 일찍 발견됐던 점 정도만 김씨 사례와 다르다.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는 "김씨와 박씨가 거의 똑같은 사고로 숨졌다"며 "2인 1조 근무 등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아 안타까운 목숨이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박씨와 김씨 모두 설비를 점검하는 운전원이었으며, 다만 박씨는 탈황설비에서, 김씨는 석탄을 취급하는 설비에서 일했다는 점만 다르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이어 "보령화력에서 사고가 난 뒤 해당 설비 주변에 펜스가 설치된 것 외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먼저 생명부터 보호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