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 대학들 깜짝 놀랄것... 신입생 확 준다”

문제는 '속도'...日보다 속도 빨라
3년 뒤부터 인구변화 영향..내수 타격
경쟁 치열한데 출산 신경쓰겠나?
획일화된 가치관 흐트러뜨려야 해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영태 (인구학자, 서울대 보건대 교수)

인구 1000만 도시 서울. 이 서울에서 하루에 태어나는 아기의 수가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평균을 내보니까요. 서울에서 태어난 하루 신생아 수는 고작 179명. 200명이 안 된다 그럽니다. 집계를 한 이래 200명선이 무너진 건 처음 있는 일이라는데요. 정말 대한민국이 늙어간다는 말 실감이 나죠. 우리는 뭘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인구학의 권위자입니다. 서울대학교 조영태 교수 연결해 보죠. 조영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영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리 조 교수님은 지난해에 저랑 인터뷰하셨었어요.

◆ 조영태> 그랬었죠.

◇ 김현정> 그때는 ‘인구학의 근거해서 지금 유망 직종으로 꼽히는 의사, 변호사가 미래에는 더 이상 최고의 직종 아니다. 내 딸은 농업 고등학교에 보내겠다.’ 이런 말씀하셔서 큰 화제가 되고 그러셨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십니까?

◆ 조영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웃음) 그러니까 이게 인구 감소, 출생률 감소 이게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니에요. 지난해 우리 인터뷰도 그런 거였고.

◆ 조영태> 그렇죠. 사실 우리가 저출산 이야기를 꽤 오랫동안 이야기했는데요. 그게 워낙 오랫동안 이야기하다 보니까 우리가 별로 잘 실감이 그동안 안 났어요. 이게 우리나라가 저출산이 된 건 2002년부터 합계 출산율이라고 하는 것이 1.3%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작이 된 거거든요. 벌써 한 14년, 16년이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저출산인가 보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에 서울시에서 나온 이 통계, 지난해 하루에 태어난 아이가 평균 200명이 안 된다고 얘기하잖아요. 이게 지속적으로 이렇게 되면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산업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산부인과도 어려워진다고 하고요...

◇ 김현정> 신생아 수가 줄어드니까요.

◆ 조영태> 네, 조금 더 아주 다가오게 말씀을 드리면 올해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가 31만 명 정도가 될 것 같아요. 그게 어느 정도로 적냐 하면 저희 우리 베이비부머라고 하는 분들이 지금 50대, 40대 있는데 이분들은 전부 다 95에서 100만 명씩 태어났었어요.

◆ 조영태> 조금 더 아주 다가오게 말씀을 드리면 올해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가 31만 명 정도가 될 것 같아요. 그게 어느 정도로 적냐 하면 저희 우리 베이비부머라고 하는 분들이 지금 50대, 40대 있는데 이분들은 전부 다 95에서 100만 명씩 태어났었어요.

◇ 김현정> 그 한 해에는?

◆ 조영태> 한 해에는. 그랬는데 2002년에 48만 명, 그리고 작년에 35만 7000명. 올해 31만 명. 아마도 저의 예상으로는 내년쯤에는 2자로 시작되는 게 시작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20만 명대로?

◆ 조영태> 네.

◇ 김현정> 그러니까 50. 지금의 50대가 태어날 때는 한 100만 명 태어나던 아이들이 이제는 30만 명, 20만 명.

◆ 조영태> 그렇습니다. 이게 사실 줄어드는 숫자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그 줄어드는 속도가 좀 문제가 되는 거예요.

◇ 김현정> 너무 빨라요?

◆ 조영태> 그렇죠. 저출산은 사실은 전 세계에서 굉장히 많은 나라들이 경험을 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빨리 줄어드는 나라는 없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걸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되느냐도 사실은 잘 모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일본도 인구 절벽, 인구 절벽 하는데 거기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까, 속도가?

◆ 조영태> 이 정도는 아닙니다. 일본도 우리가 단카이 세대라고 하는 전쟁 이후에 태어나셨던 분들이 한 200만 명 태어났고요. 그다음에 최근에 출산율이 아주 떨어져가지고 최근에 나온 게 이제 90만 명대로 떨어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우리처럼 100만 명이 30만 명대로 된 건 아니고 100만 명이 한 50만 명 세대로 떨어진 게 한 세대 지나서 나타난 건데 우리는 30% 떨어진 거니까 더 심각하죠.

◇ 김현정> 말씀 듣고 보니까 이게 진짜 심각한 문제네요. 이렇게 되면 당장 내수가 위축이 되고 이게 뭐 국가적으로는 상당히 위기 상황까지 가는 거 아닌가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 조영태> 글쎄요. 이게 경제가 좋아지고 안 좋아지는 게 반드시 인구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인구가 결국에는 시장을 구성하는 게 사람이고 사람이 인구라서 이렇게 급격하게 시장이 바뀌어나가면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가 있는데 산업 구조가 그걸 제대로 잘 적응해서 따라가면 인구의 문제가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원래 우리가 기존에 해 왔던 관행이 있는데 그 관행의 관점에서 이 변화된 시장을 딱 맞닥뜨리면 그러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러한 예가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큰 산부인과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 망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더 어려움을 겪게 되는 곳들이 있고요. 그다음에 그거 말고도 사실 당장 3년 뒤부터 우리 한국의 경제가 인구 변동 때문에 좀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중심에 누가 있냐 하면 학령 인구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지금은 고등학생인데 3년 뒤부터 대학을 들어가게 돼요.

◇ 김현정> 그렇죠.

◆ 조영태> 그러면 아시다시피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굉장히 큰 산업이고 또 소비도 하고 생산도 하는 첫 연령대가 대학, 고등학교 졸업한 그 연령대잖아요. 이 친구들이 갑자기 지금에 비해서 한 3분의 2 정도로 줄어드니까 갑자기 깜짝 놀라게 될 거예요.

◇ 김현정> 일단은 인구 자체가 이렇게 너무나 빠르게 줄어드는 거 이 자체가 걱정이고, 또 그 나름의 상황에서 어떻게 세상은 변할 것인가를 아는 것도 중요할 테고, 지금 말씀하신 그 부분.

◆ 조영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대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할 텐데 결혼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결혼시킬 수도 없는 거고 아이 낳기가 어려운 환경에서 무조건 낳아라 할 수도 없는 거고. 어떻게 하면 자발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 인구 문제를 좀 해결할 수 있을까요?

◆ 조영태> 저희는 약간 인간의 본성에 조금 주목을 합니다. 그러니까 인간도 결국에는 동물이어서 예전에 우리 생물 시간에 생각을 해 보시면 나랑 비슷한 종이 옆에 많아요. 그러면 동물이건 곤충이건 거의 대부분은 재생산을 선택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의 생존을 선택을 합니다.

그런데 인간도 지금 봤더니 우리 한국의 청년들이 거의 대부분 지금 다 서울에, 서울에 살고 싶어하잖아요. 대학도 서울에 있는 대학들만 잘 되고 있고 지방 대학들은 이미 어려워졌고 조금 있으면 더 어려워지면 더욱더 서울로 몰리게 될 거예요. 주변에 다 나 같은 사람이 있으면 결국에는 에너지를 스스로에게 세이브를 하고 그게 결국에는 스펙을 더 쌓는 일로 나올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재생산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나의 생존을 선택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결국에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제가 생각할 때는 이렇게 좀 너무 획일화되어 있는 그런 가치관 혹은 살고 있는 모습들 이런 걸 흐트러놓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굉장히 신선하네요. 그러니까 이게 경쟁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더 나 살기도 힘든데 무슨 결혼을 해서 누구를 건사하고 이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거예요.

◆ 조영태> 그렇죠. 그러니까 경쟁이, 어른들이 생각을 하면, 기성 세대가 보면 내가 어렸을 때는 더 경쟁했어라고 하지만 사실 그때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100만 명이 태어났지만 실제 대학을 가는 사람들은 한 30만 명 정도였고요. 그리고 다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온 게 아니라 지방에 과거에 좋은 대학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이 60만 명 있지만 전부 다 서울로 와야 되니까 경쟁이 지금 더 훨씬 더 치열해진 거죠.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네요. 획일화된 것을 좀 흐트러 놓을 필요가 있고 그전에 근본적으로 경제가 좀 더 살아나야 되는 것도 있고 일자리도 넉적해져야 되고 말입니다.

◆ 조영태> 일자리가 넉넉해지더라도 이게 다 서울에만 몰려 있으면 여전히 똑같을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서울 인구 1000만인데 하루에 태어나는 아기의 수가 179명. 처음으로 200명 이하로 떨어졌다는 이 충격적인 뉴스.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가. 교수님하고 같이 연구해 봤습니다. 교수님, 대책 세우는 데 좀 더 분발해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 조영태> 그러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조영태> 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인구학의 권위자입니다. 서울대학교 조영태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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