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사고 숨진 김용균 씨 빈소 조문 이어져

태안, 서울 등서 촛불문화제… 진상규명 등 촉구

충남 태안군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씨 빈소. (사진=고형석 기자)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김용균(24) 씨의 빈소가 차려진 충남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13일에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고 이후보다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빈소를 찾아 슬픔을 함께했다.

이날 오후 4시쯤 빈소를 찾은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문한 뒤 김 씨 직장동료 등과 얘기를 나눴다.

성 의원은 빈소를 나서며 "정확하게 원인을 분석해서 유족이 억울하지 않도록 어떤 것이 잘못됐는지 요청을 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좌측)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고로 숨진 김용균 씨의 빈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고형석 기자)
성 의원에 앞서서는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빈소를 찾았다. 김 교육감과 성 의원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심각하게 얘기를 나눴다.

1년 전 산재 사고로 숨진 현장실습생 고 이민호 군의 아버지 이상영 씨도 빈소를 찾아 김 씨의 부모를 위로했다.

이 씨는 "이런 사고로 어린 친구들을 떠내 보내며 아이를 더 낳으라고 하는 대한민국 국민인 게 부끄럽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오전에는 양승조 충남지사가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김 씨 부모를 위로했다.

양 지사는 "또 한 명의 젊은이가 안전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며 "비용을 절감한다는 핑계로 위험한 작업이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태안버스터미널 인근에서 김 씨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를 예고했다.

이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같은 시간 서울과 수원 등에서도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촛불문화제가 끝나면 앞으로의 계획 등을 추가로 논의할 것"이라며 "발인 등 김 씨의 장례 일정도 유가족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 20분쯤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 컨베이어 벨트에서 현장 점검을 위한 순찰 업무를 하던 중 기계에 끼여 숨졌다.

김 씨는 막대기로 컨베이어 벨트 위에 떨어진 석탄을 치우려다 화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2인 1조 안전 규정도 지키지 않으면서 홀로 일하다 변을 당한 김 씨의 시신은 6시간 이상 방치됐다가 경비원에게 뒤늦게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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