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나는 유튜버 수입…세금은 제대로 냈나

구독자 10만명 이상 채널 지난해에만 1275개
구글과 직접 계약한 유튜버에 과세가 핵심
구글 비협조로 과세실적에 비해 큰 행정력 소모

#7살짜리 초등학생 유튜버 라이언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우리돈으로 무려 240억원에 이르는 돈을 벌어들였다. 그가 운영하는 '라이언 토이스리뷰'는 새로나온 장난감을 직접 가지고 놀아보며 생생한 정보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팔로어 1730만명을 거느리고 누적 페이지뷰가 260억원에 달하는 라이언을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튜버'로 꼽았다.

#'유튜브의 신'으로 잘 알려진 게임방송 진행자 대도서관은 지난해 유튜브를 광고수익 배분으로 9억 3천만원의 벌었다. 대도서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활동 범위를 넓혀 현재는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등에도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에 연간 수입이 유튜버 광고수익 배분을 포함에 17억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명 유튜버들이 수백억원에서 수억원의 연간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등학생들도 장래희망 1순위로 '유튜버'를 꼽을 정도로 유튜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실제로 라이언이나 대도서관처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 유튜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무장한 유튜버들이 속속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라이언을 포함해 대니얼 미들턴(게임), 에번 퐁(게임), 제이크 폴(코미디) 등의 유명 유튜버들이 광고수익 배분만으로도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팜팜토이즈(31억 5천만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19억 3천만원) 등 기업형 유튜버들이 수십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1인 유튜버 가운데는 대도서관을 비롯해 밴쯔(7억), 김이브(6억 1천만) 등이 지난해 수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인기유튜버 대도서관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독자가 10만 명 이상인 국내 유튜브 채널은 2015년 367개, 2016년 674개, 지난해 1275개 등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10만명 기준으로 월 평균 광고수익 배분은 28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종 직업으로 유튜버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걸맞는 세금을 내고 있느냐를 두고 부정적 여론이 크다.

지난 13일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의 한국법인인 구글코리아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소식이 알려지자 이들 유튜버들에 대한 탈루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질의가 이어졌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세원 동향을 인식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외환 수취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탈루 소득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청이 나서 유튜버의 탈세 의혹을 조사하는 이유는 애드센스(Adsense)라는 구글의 광고수익 배분 정책에 따른 것이다.

우선 구글은 일종의 연예매니지먼트사 역할을 하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광고수익을 배분하고 MCN이 이를 다시 유튜버에 나눠준다. 아프리카TV나 판도라TV 등이 대표적인 MCN이다.

이 경우 수익이 MCN을 통해 원천과세가 되기 때문에 유튜버의 탈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MCN에 소속되지 않고 구글과 직접 계약을 맺은 유튜버들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채널에 대한 광고수익 지급은 구글코리아가 아닌 구글 싱가포르 지사가 맡고 있다. 수익이 발생하면 싱가포르를 통해 국내 유튜버의 계좌로 외환이 입금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이번 국세청의 구글코리아 세무조사를 통해서는 유튜버에 대한 과세 자료를 얻어내기는 힘들다.

대신 1만달러 이상의 외환이 국내 계좌로 들어올 경우 한국은행을 통해 국세청으로 통보되기 때문에 유튜버의 탈세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각 유튜버의 계좌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된다.

이 과정에서 각 유튜버의 신상정보를 확보해 이들의 계좌를 들여다보고, 그 중에서 각종 비과세 항목을 제외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등 실제 과세실적에 비해 큰 행력적이 소모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가장 간단한 방법은 구글이 이런 수익 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하는 것이지만 세금과 관련 각종 이슈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구글에게 이런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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