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시기가 묘하다. 군 입대가 코앞이기 때문이다. 이창섭은 내년 1월 14일 현역 입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앨범은 입대 전 팬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 같은 앨범이기도 하다.
이창섭은 그래서 더욱 팬들의 마음 속에 깊게 각인될 앨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팝발라드 트랙부터 얼터너티브 록 장르까지 다채로운 분위기의 곡들을 담았고, 타이틀곡 '곤'(GONE)을 포함한 수록곡 전곡의 가사를 직접 썼다.
10일 서울 성수동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이창섭은 공들여 만든 솔로 앨범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하며 들어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아울러 비투비 멤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으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팬들을 향한 작별 인사도 잊지 않았다.
"6시간 공들였다. 탈색이 처음은 아닌데 이번처럼 모든 색을 아예 다 빼본건 처음이다. 머리 감고 손으로 당기면 탁 하고 끊어진다. (미소). 군대에 가기 전이기도 해서..."
-솔로 앨범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에서 솔로 앨범을 내고 입대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고, '없는 시간 쪼개서 해보겠습니다'라고 답하고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데뷔 7년만의 솔로 앨범이라 감격스럽다.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앨범이 나오는데 군대를 가야해서 시원섭섭한 마음도 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야 간다고 생각하니 덤덤하기도 한데 막상 날짜가 가까이 오면 어떤 기분일지 모르겠다"
-앨범을 자평해보자면.
"첫 솔로 앨범 치고는 굉장히 퀄리티 높은 앨범인 것 같다. 수록되어 있는 곡들 전부 고퀄리티다. 프니엘이 촬영한 재킷 사진도 기가 막히게 나왔다. 하하"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겠다.
"욕심도 있고 기대도 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크게 좌절하진 않을 것 한다. 솔로 가수로 첫 발을 뗐다는 걸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타이틀곡 '곤'은 어떤 곡인가.
"팬들에게 말로 못한 걸 가사로 써봤다. 군대에 가기 전 하고 싶었던 말을 노래로 한 느낌이라 애착이 많이 간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에이핑크 초롱과 연기호흡을 맞췄다.
"서로 '윈윈'했다. 초롱이의 로망이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이 되는 거였단다. 전 그 친구의 로망을 이용했고, 그 친구도 저 덕분에 로망을 이룬 거니까. 초롱이가 출연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출연료 대신 뭘 주긴 줘야하는데 아직 못 줬다. (미소)"
"'에버'다. 유일하게 저 스스로에게 쓴 가사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인기라는 파도가 잔잔해져서 혼자 남게되더라도 계속 노래하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비록 제 이야기를 썼지만 듣는 분들이 자기 얘기인 것처럼 공감하며 들어주셨으면 하고, 그로인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앨범에 수록된 전곡의 작사를 직접 맡았다. 가사 영감은 어디서 받았나.
"걷다가도, 영화를 보다가도, 이를 닦다가도 영감을 받았다. '에버' 같은 경우 며칠간 고민해도 한 글자도 안 나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연습실에 들어가서 불 켜자마자 '띵' 하고 영감이 떠올라서 가사 쓰기 시작했고, 완성까지 10분이 안 걸렸다"
-솔로 활동 이외에 입대 전 예정하고 있는 또 다른 계획이 있나.
"술 먹는 거다. (웃음). 일정 빼면 딱 일주일 정도 남는데, 지인들과 큼지막하게 만나려 한다. 비투비 멤버들과도 해야하고. 사실 그동안은 쉬어도 제 일을 완전히 놓지 못했는데, 그 일자에는 백수처럼 다 내려놓고 쉬려고 한다"
-먼저 입대해 군복무 중인 팀 리더 서은광이 조언해준 게 있나.
"조언은 딱히 안 해줬고, '가면 넌 군생활 잘 할거야'라는 말을 해줬다. 또 본인도 편하게 잘 하고 있다고 했다. 오히려 군대에 있는게 매일 매일 스케줄 하는 것 보단 마음 적으로 편한 게 있다고 하더라. 다만, 아쉬운 건 주위를 다 둘러봐도 산 밖에 없는 거라고. (웃음)"
-비투비는 멤버들간의 의리가 참 끈끈한 것 같다.
"굉장히 끈끈하다. 리더 은광이 형의 역할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 형이 다른 거 신경쓰지 말고 7명이서 더 붙어있는 데 집중하자고 매번 강조했고, 그 덕분인지 한번도 균열이 일어난 적이 없다. 좋은 멤버들을 만나서 정말 감사하다. 천운인 것 같다. (육)성재도 확 올라왔지만, 저희 옆에선 아직 막내 모습 그대로다.
또 개개인의 성향은 다르지만, 뭉쳐있을 때 원하는 그림은 같다. 그게 잘 맞으니까, 지금까지 쭉 온 것 같다. 배려도 끈끈한 비결 중 하나다. 양보하는 걸 서로 많이 보여줬다. 그게 서로에게 영향을 많이 끼쳤을 거고,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뭉쳐있으니 경우의 수나 가능성이 많아지더라"
"비투비의 정체성은 이미 정해져 있다. '비투비표' 발라드라고 하지 않나. 그걸 계속해서 지켜갈 예정이다. 지금은 은광이 형의 빈자리를 나머지 멤버들이 메우고 있는데, 저와 민혁이 형까지 군대에 가면 그 기간 동안 남아있는 멤버들이 비투비 활동 보다는 개인 활동에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임)현식이는 프로듀싱 공부를 할 것 같고. 성재야 뭐 알아서 잘 할테니. 프니엘은 사진에 관심을 더 가졌으면 하고. 아, 이건 제 바람을 이야기한 거다"
-'비투비 이창섭'과 '솔로 이창섭'으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다른지.
"비투비 안에서는 푸근한 이미지이고 싶어 하는 편이다. 동네 친구, 형, 오빠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할까. 그런데, 솔로 활동할 때만큼은 조금 무겁고 진지하고 싶다"
-뮤지컬에도 출연한 바 있는데, 연기 욕심도 큰가.
"아주 많이 크다. 연기도 정통으로 배우고 싶다. 그래서 뮤지컬을 좋아하는 것 같다. 피할 곳도, NG도 없는 곳이니까. 또, 같은 공연을 해 도 매번 그날 그날 달라서 재밌다. 언젠가 연기를 정말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송강호 선생님 같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 출연 제안을 받은 적도 잇나.
"최근 한 번 제안이 온 적이 있었다. 드라마 '남자친구' 감독님께서 박보검 씨 동생 역을 찾고 있는데 한 번 보자고 하셔서 보러갔다. 근데...안 됐나보다. (웃음). 제가 봐도 박보검 씨 동생 역은 저와 안 어울릴 것 같다.
-이번 앨범으로 방송 활동도 하나.
"방송 활동은 없다. 그 대신 사인회와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콘서트에서는 기가 막히는 섹시 댄스를 보여드릴 예정이니까 꼭 와서 봐주셨으면 한다. 또, 비투비가 댄스 가수라는 걸 보여드릴 거다! 처 춤 잘 춘다"
-마지막으로 입대를 앞두고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1년 7개월 갔다온다. '정말 금방이니, 잘 살고 계셔주세요.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