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영희(변호사), 백성문(변호사)
오늘 라디오 재판정 주제, 아주 뜨거워요. 얼마 전에 대법원 전원 합의체에서 아주 뜨겁게 공개 변론을 펼쳤던 주제입니다. 우리의 연금, 보험 이런 것과 다 연결된 주제. 일반 육체 노동자는 과연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는가. 이 부분입니다. 육체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법적인 연한은 지금 현재 60세까지입니다. 그런데 이걸 65세로 연장을 해야 한다. 아니다, 시기상조다. 바로 이 주제입니다. 백 변호사님, 이거 가지고 공개 변론을 왜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 백성문> 일단 육체 노동 가동 연한이라는 게 뭔지부터 설명을 드릴게요. 가동 연한이 뭔가. 쉽게 말해서 노동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나이의 상한.
◇ 김현정> 그러니까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얼마에 하는 그거 문제가 아니라.
◆ 백성문> 그게 아니고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 육체 노동이라는 건 일반적인 예를 들어서 변호사나 이렇게...
◇ 김현정> PD나 이런 거 말고.
◆ 백성문> 앉아서 하는 일 말고 실제 몸으로 일을 해야 하는 육체 노동자의 그 가동 연한. 그러니까 언제 몇 살까지 돈을 벌 수 있는가. 그런데 그게 사실 1989년에 60세로 결정이 되고 나서 법원에서. 계속 60세로 유지가 되어 왔는데 최근에 하급심에서 60세로 판단하기도 하고 65세로 판단하기도 하고.
◇ 김현정> 두 가지 사건이 있었죠.
◆ 백성문> 그런 일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런 거예요. 첫 번째 사건은 수영장을 방문했다가 4살 아이가 사망을 했는데 재판부는 가동 연한. 이 4살 아이가 나중에 장차 언제까지 돈을 벌 수 있는가를 감안해서 60세까지 돈을 벌 수 있다라고 보고.
◇ 김현정> 그러니까 손해 배상을 해 줘야 되는데 그러면 얘가 살아 있었으면 몇 세까지 일할 수 있는가.
◆ 백성문> 이만큼 돈을 벌었을 것이다라고 이제 추정하는 거잖아요. 그걸 일실손해라고 그러거든요.. 내가 벌 수 있었는데 못 번 거. 그걸 계산해서 손해 배상 액수를 산정을 했는데 가족들이 불복했어요. 무슨 60까지냐. 65세까지로 해야지.
◇ 김현정> 요즘 65까지 육체 노동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65까지 계산해서 손해 배상해달라. 이런건이 하나 있었고요.
◆ 백성문> 또 하나는 목포에서 난간 추락사로 사망한 전기 기사의 가족들이 이거 배상을 해달라, 목포시를 상대로. 그래서 재판부가 지금은 육체 노동의 가동 기간은 65세다. 이렇게 판단했어요. 그러니까 목포시가 무슨 65세냐. 대법원이 지금까지 해 온 건 60세인데.
◇ 김현정> 현행은 60세까지다.
◆ 백성문> 그러니까 하급심에서 이렇게 판단이 오락가락하게 되면 헷갈리잖아요. 이제 통일된 판단이 안 나오니까. 그래서 대법원에서 11월 29일에 일반 육체 노동자의 가동 연한 상향 여부에 관련해서 공개 변론이 열렸던 겁니다.
◇ 김현정> 아직 결론은 안 났어요? 이 부분을 가지고 여러분들과 함께 뜨겁게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일단 두 변호사님 의견을 제가 임의로 좀 나눠드릴게요. 오늘도 이 카드를 한번 뽑아주십시오. 카메라 보시면서 유튜브 화면 보시면서 한번. 노 변호사님은 65세로 연장할 때가 됐다. 백 변호사님은 시기상조다, 60세가 맞다 쪽을 뽑아주셨어요.
◆ 노영희> 지금도 늦다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도 늦다? 지금 일찌감치 바뀌었어야 한다? 여러분 보내주세요. 두 분, 일단 이유를 빨리 잠깐 생각하시고. 말씀해 주십시오.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저는 당연히 연장해야 된다고 보는데요. 우리가 원래는 55세 정도를 기준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봤다가 89년도에 60세로 상향 조정하고 지금 29년째예요.
◇ 김현정> 원래는 55세였어요?
◆ 노영희> 그랬는데 89년도에 55세에서 60세로 한 이유 중에 하나가 기대 수명이 71.2세다. 그러니까 사람이 70살까지 살 수 있는데 55세까지만 일을 하겠느냐. 이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기대 수명이 남자 79.3세, 여자 85.4세예요.
◇ 김현정> 여자 85.4세.
◆ 노영희> 그럼 그때보다 89년보다 지금 사실 10살이 늘어 났거든요. 그러면 당연히 그에 맞춰서 연령을 늦추는 게 맞는 것이고 사실 여러분들 주변에 어머님, 아버님 보세요. 주변에 일하시는 분들 보시면 60세 됐다고 이제 그만 쉬세요. 이러시는 분들이 어디 있어요.
◇ 김현정> 사실 60대분들한테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부르는 것도 민망할 정도거든요.
◆ 노영희> 그렇죠. 저도 얼마 안 남았어요.
◇ 김현정> 굳이 또 그걸 밝히지 않으셔도.
◆ 노영희>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요.
◆ 백성문> 이거는 청취자분들이 헷갈릴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화이트컬러라고 해야 될까요. 뭐 그런 분들은 높습니다, 가동 연한이. 예를 들어 변호사 같은 경우에는 70세예요. 그런데 지금 여기서는 육체 노동으로 한정하는 거예요, 육체 노동.
◇ 김현정> 그러니까 육체 노동이라고 하면 어떤 걸.
◆ 백성문> 건설사, 일용 근로자 이런 분들을 말하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 김현정> 경비직을 하신다든지 공장에서 일하신다든지 이런 노동자들.
◆ 백성문> 지금 말씀하던 것처름 평균 수명 많이 늘었죠. 기대 여명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건강 수명이라고 있어요, 건강 수명.
◇ 김현정>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수명.
◆ 백성문> 그렇죠, 그렇죠. 2012년 65.7세에서 2016년 64.9세로 오히려 건강 수명은 좀 낮아졌습니다.
◇ 김현정> 진짜요?
◆ 백성문> 그렇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좀 몸이 안 좋은 상태로 오래 살 수는 있는 거지만 실제 육체 노동을 할 수 있는 그 나이가 그렇게 건강 수명이 확 변한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기대 수명은 올라갔지만 건강 수명은 거의 그대로거나 조금 더 뒤로 왔단 말이에요.
◇ 김현정> 내려갔다.
◆ 백성문> 그렇다면 육체 노동의 가동 연한을 더 올리는 게 건강 수명을 기초로 해 보면 오히려 타당하지 않다는 거죠. 그러니까 앞으로 많은 평균 수명이 늘어났으니까 무조건 육체 노동의 가동 연한을 늘리자라고 하는 건 이 건강 수명을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 김현정> 여러분, 이렇게 생각하시면 백변, 시기상조, 60세. 이렇게 보내주시면 되겠고요. 아니다, 이제 늘릴 때가 됐다 생각하시는 분은 노변, 늦었다. 65세. 이렇게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 노영희> 제가 잠깐 하나 말씀드릴게요. 예전는 백 변호사님 말이 맞아요. 육체 노동하는 사람이 오로지 사람의 노동이나 근력을 가지고 힘을 써서 움직여야 되기 때문에 그 말이 맞지만 지금은 기계 문명이 너무 발달해서요. 사람의 힘이 그렇게 많이 안 필요해요.
◇ 김현정> 노동 현장이라 할지라도?
◆ 노영희> 그럼요. 기계라든가 자동화 설비가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내 힘 자체를 요구하는 게 별로 없어 요.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제가 봤을 때는 5세 정도 올리는 건 너무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보는 거죠.
◆ 백성문>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기계 자동화 설비가 돼서 과거보다 덜해졌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오롯이 육체로만 해야 하는 일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건설업 일용 근로자 같은 경우에는 무슨 기계하고 자동차 설비가 많이 돼서 뭘 좀 덜 들거나 이렇게 하나요? 거의 비슷하거든요. 그리고 또 제일 문제가 되는 건 뭐냐 하면 우리가 보험 가입하잖아요. 우리 자동차 보험 같은 거 다 가입하고 있잖아요. 자동차 보험 가입한 사람들 그러니까 전 국민이 다 마찬가지일 텐데 그분들이 보험료를 훨씬 많이 내셔야 됩니다, 그렇게 되면.
◇ 김현정> 이거 늘어나면?
◆ 백성문> 배상이 더 늘잖아요.
◇ 김현정> 그러네.
◆ 백성문> 배상이 더 느니까.
◇ 김현정> 그 생각을 못 했네.
◆ 백성문> 교통사고로 누군가 사망을 했을 때 기대 수명을 60세로 하는 것과 65세로 하는 건 5년치예요. 5년치 별도로 더 주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 김현정> 그러니까 65세로 법적인 가동 연한이 늘어나면 우리의 자동차 보험금도 올라간다는 걸 기억하십시오, 지금 그 얘기.
◆ 백성문> 제가 이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되니까 야박하다, 야박하게 이렇게 하자는 뜻이 아니고.
◇ 김현정> 참고하셔라.
◆ 노영희> 야박하네 (웃음)
◆ 백성문> 통상적으로 예를 들어서 일용직 근로자, 건설업 근로자 같은 경우 평균적으로 한 달에 15일 정도 일합니다. 그런데 법원에서는 22일 정도로 인정해 주고 있어요. 그러면 그것도 과잉 배상이잖아요. 이런 식으로 과잉 배상 문제가 발생하면 보험에 가입돼 있는 사람들의 보험료 인상 요인도 있고. 이런 부분들을 고려할 때 무조건 나이를 깎자는 취지가 아니고 지금 현재 유지하고 있었던 그 이유들이 있잖아요. 제가 말씀드렸던 건강 수명이나 여러 가지 문제들. 그러니까 무조건 야, 이거 내 정년이 60세밖에 안 된단 말이야? 이렇게 생각하실 게 아니고 일반 정년과 다릅니다, 이건. 육체 노동자의 가동 연한. 그러니까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배상의 문제하고 연결이 돼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조금 달리 생각하셔야 되죠.
◇ 김현정> 회사의 정년 요구하고는 상관 없는 거예요?
◆ 백성문> 그렇습니다.
◇ 김현정> 노 변호사님.
◆ 노영희> 내가 배상해 줘야 될 것만 생각하고 내가 배상받을 걸 생각 안 한다면 그거는 아니죠. 내가 보험료 조금 더 낼 수 있지만 이게 유지가 되면 훨씬 많이 받죠.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그 사람들이 그때까지 살 수 있었던 거잖아요. 예컨대 만약에 65세분이 사고를 당했어요. 그런데 그분이 그때까지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면 그분의 일실 이익은 언제까지 계산합니까? 60세로 계산하는 거 아니잖아요. 외국의 경우 미국은 65세, 영국은 65에서 72세 중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일본은 67세, 독일 정년 67세거든요. 지금 공무원 연금이나 국민연금도 지급 시기는 65세입니다. 노인복지법에서도 노인은 65세 이상인 자. 이렇게 부르고 있어요.
◇ 김현정> 청취자 의견 한번 보겠습니다. 김정태 님은 건설 현장 가보세요. 65세가 수두룩 합니다. 독수리오형제도 현장직인데요. 70세 가까이 일하고 있습니다. 70대분들도 현장에서 하고 계시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65세로 연장해야 된다라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반대 의견은 없어요, 지금? 왜 하나도 안 줘요? 지금 너무 빨리 올라가서 지금 저기다 우리 PD가 몇 개 뽑아서 적어주는데 없어요? 하나도 없어요, 아직까지?
◆ 노영희> 어머나.
◇ 김현정> 그럴 리는 없고 그러니까 쭉 이유를 적어주신 분이 아직 지금 눈에 잘 안 띄는 것 같은데. 어떻게... 오늘 백 변호사님 쉽지 않을 거 같아요.
◆ 백성문> 제가 오늘 뽑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데.
◇ 김현정> 백변, 백변 이렇게 이름만 말하는 문자들은 많이 오는데 이유들을 안 적어주셨다고. 여러분, 이유. 그러니까 백변 의견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이유를 지금 좀. 여기 하나 왔네요.
◆ 백성문> 힘드네요.
◇ 김현정> 육체 노동을 65세까지 하는 걸로 가면 건강에 힘이 든다. 이렇게 보내셨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는데. 65세라고 지금 많이들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조금 더 의견을 개진해 보죠, 1분씩만 더.
◆ 백성문> 일단 지금 아마 대부분 듣는 분들이 지금 우리 평균 수명 그렇게 올라가고 다 이렇게 연세 드신 분들도 일 다 잘하고 계시는데 그걸 왜 가동 연한을 60세로 낮추냐. 그러니까 이걸 지금 정년하고 연계해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직업별로 다 다르게 봐요.
◇ 김현정> 회사 정년하고는 아무 상관없습니까? 그냥 손해 배상해 줄 때의 그겁니다.
◆ 백성문> 그렇습니다. 그래서 의사나 약사 같은 경우 65세, 변호사 70세. 이렇게 제가 아까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가동 연한이라는 건 손해 배상을 할 때 이 사람이 이때까지 이만큼 벌 것이다를 산정해야 되니까 그 기준점을 마련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아까 조금 전에 연금 지급시기가 65세니까. 그러니까 연금 지급 시기에 맞춰서 65세로 늘려야 되는 게 아니냐라고 노 변호사님이 말씀하는데 그거는 사실 고령화 사회 대비하기 위한 차원인 거고. 육체 노동 능력이 향상이 됐으니까 연금 지급 시기를 65세로 만든 건 아니고요. 또 하나는 이런 우려도 있습니다. 이걸 높여놓으면 청년 실업률하고 연계될 가능성도 많다는 얘기를 해요. 그런 부분들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일단은 노 변호사님은 더 설득 안 하셔도 괜찮을 것 같고.
◆ 백성문> 안 하셔도 돼요.
◇ 김현정> 여러분의 의견을 한번 집계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나왔을 거라는 감은 드시죠?
◆ 백성문> 그럼요.
◆ 노영희> 그렇게 일방적이지도 않아요.
◇ 김현정> 많은 분들이 이미 89년에 노인의 개념과 지금의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고들 생각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좀 압도적으로 나왔어요. 86:14. 86%:14%로 육체 노동 인정받는 연령은 65세로 연장할 때가 됐다 쪽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 백성문> 초유의 100:0이 나올 줄 알았는데 다행이네요, 그래도.
◇ 김현정> 기회를 더 많이 드렸어요, 백 변호사님께.
◆ 백성문> 그러니까요. 이게 사실 뭐..
◇ 김현정> 여기까지만. 여기까지만 여러분 의견 듣는 걸로 하죠. 두 분 고생하셨어요.
◆ 노영희> 고맙습니다.
◆ 백성문> 고맙습니다.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님, 백성문 변호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