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종대(정의당 의원)
한국과 미국이 오늘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위비 분담금 책정을 위한 열 번째 회의를 갖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주한미군 주둔 비용 가운데 우리나라가 부담하는 말 그대로 분담금입니다. 근데 이거를 마치 집 전세 계약 연장하듯이 주기적으로 협정을 다시 맺습니다. 2014년에 맺은 협정이 시한이 다 됐어요. 그래서 이제 내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협정을 맺어야 되는 건데 아홉 차례나 만났는데도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답니다. 새어나오는 말로는, 미국발 보도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한테 '여태껏 내왔던 것의 2배를 내라, 올려달라.' 이렇게 지금 요구를 하고 있다는 그런 뉴스가 나오죠. 좀 자세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군사 전문가, 정의당 김종대 의원 만나보죠. 김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한미 방위비 분담금 얘기에 앞서서 북한 전문가가 나오셨으니까 김정은 위원장 답방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종대> 이제 연내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되겠죠. 제가 11월에도 한 방송에 나가서 '연내 답방은 어려울 거다. 사실상 물 건너갔다.'
◇ 김현정> 11월에 그러셨어요.
◆ 김종대> 제가 그렇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 전부 뜻밖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아니, 연내 답방 합의한 거고 그다음에 최근으로 올수록 분위기가 떴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자꾸 어렵다 그러느냐 그러는데 지난달에 제가 북한의 아태 평화 위원회 이택건 부위원장을 비롯해가지고 주요 인사들을 만났는데 거기서 느낌이 뭐냐 하면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화가 많이 나 있더라고요.
◇ 김현정> 화가요?
◆ 김종대> 네,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더라고요.
◇ 김현정> 미국이 아니라 우리 정부에?
◆ 김종대> 미국에 대해서는 으레 화가 나 있었고.
◇ 김현정> 아니, 왜 우리 정부한테요?
◆ 김종대> 그러니까 9.19 평양 선언 이후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보다 더 미국을 설득해가지고 체제 완화라든가 또 북미 간의 관계 정상화 등등을 뭔가 조금 더 하면서 남북 관계도 국제 제재 관계없이 좀 강화되는 걸로 좀 인식을 했나 봐요. 예컨대 개성공단이라든가 금강산 관광 정상화는 남측이 결심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제 그 뒤로 별다른 행동이 없으니까 왜 이렇게 답답하냐, 결단력이 없냐. 이런 얘기를 아주 거침없이 하더라고요.
◇ 김현정> 사실 우리는 내부에서 반대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도와주려는 제스처들을 지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는 그 정도로 만족 못 한다. 이런 분위기였어요?
◆ 김종대> 평양에서 아주 대접이 극진했지 않습니까. 그러면 뭔가 조금 이제 보답이 올 때도 됐는데. 그런 건 제가 잘 설명을 해 줬습니다. '지금 국제 체제는 그렇지 않다. 한국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북측에서는 자기네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 이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 그러면서 계속 남측에서는 어떤 효과가 있을 것 같냐를 그렇게 타진해 들어왔는데 그게 오겠다는 뜻이 아니라 간 보는 듯한. 그러면서 뭔가 좀 지금 상황에서 갈 수는 없지만 언젠가 간다면 위원장이 움직이는 건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북한으로서도 굉장히 큰 일인데.
◇ 김현정> 그것도 서울로.
◆ 김종대> 네, 그것도 서울로. 그런데 이런 것들을 지금 해야 되나? 또는 간다면 뭔 의미가 있을까. 이런 걸 계속 재확인하고 제가 1박 2일간 대화 중에 이 얘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난달에?
◆ 김종대> 그랬을 때 제가 받은 느낌은 이거 아무렇게나 오는 게 아니구나. 뭔가 간 볼 거 다 보고.
◇ 김현정> 사실 우리가 그동안에는 판문점에서 만나자 그러면 바로 그다음 날 만나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최근에 몇 번 이루어졌잖아요. 그런 거 보면서 이 답방, 방남이라는 게 수월하게 이루어지겠구나 했는데 그건 우리 생각이었고 북한 측은 엄청나게 치밀하게 여러 가지 간 보고 계산하고 이런 것들이 있었다.
◆ 김종대> 그렇죠. 이건 북한의 일종의 상실감인데 지금까지 한반도 정세에서 그나마 이렇게 안정적인 기조가 유지되는 것은 정상 외교 차원이지 실무 회담에서는 다 깨졌던 겁니다. 김영철, 폼페이오 회담도 그렇고 북미 관계에서 된 게 없어요. 그러니까 이런 교착 상태에서 북한이 아니, 이만큼 양보를 했는데 아직까지도 제재, 압박 얘기를 하고 있고 또 아까 김정훈 기자 브리핑에서도 또 추가 제재도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미국이.
◇ 김현정> 북미 정상 회담 빨리하자.
◆ 김종대> 그걸 빨리하자.
◇ 김현정> 그걸 빨리하자. 그러면 그사이에 우리는 만나서 크게 얻을 게 없다고... 이 카드를 빨리 쓰고 싶지 않은 거예요, 북으로서는?
◆ 김종대> 이제 북측에서는 남측이 조금 더 북한에 대해서 적극적인 행동. 미국을 설득하고 남북 경협도 좀 촉진하고 이런 것들을 바라는데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UN 안보리 제재가 살아 있는 한, 우리가 돌출적으로 남북 관계를 더 가속화할 수가 없는 입장이거든요.
◇ 김현정> 그랬다가 더 일이 어그러질 수 있거든요.
◆ 김종대> 예, 그렇습니다. 이게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맞아야 되는데 그런데 이런 사정들을 쭉 이야기해주면 또 들어요. 듣습니다. 그런데 불만, 서운함. 푸대접에 대한 좀 토라진 느낌.
◇ 김현정> 그런 느낌을 받고 오셨군요.
◆ 김종대> 그런 것들은 있죠.
◇ 김현정> 그래서 연내 오기 어렵겠구나, 이 분위기라면. 이 생각을 하셨던 거예요.
◆ 김종대> 오히려 연초가 저는 더 좋다고 봤습니다. 왜 연내를 자꾸 띄우냐는 거예요.
◇ 김현정> 연초가 되면 뭐 달라져요, 그런데 지금 북한 같은 태도가?
◆ 김종대> 북미 정상 회담도 가까워지고 그러면서 이제 미국이 마련한 대북 협상안이 이제 처음 마련한 겁니다. 지난달에 스티븐 비건 대표가 처음 대북 협상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한번 굴려봐야 되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생산적인 국면에서 하지 우리가 왜 이렇게 연내 답방 카드를 띄워가지고 불필요하게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필요가 뭐 있느냐. 이런 게 제 생각이었어요.
◇ 김현정> 이왕이면 평양 선언에 약속한 대로 연내가 낫지 않겠느냐. 이왕 올 건데, (내년)연초에 올 거면 연내가 낫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죠.
◆ 김종대> 한국 사람은 달력에 이렇게 민감해가지고 연내 종전 선언, 연내 답방. 연내라고 자꾸 뭐라 그러는데 그러면 해가 바뀌면 여태까지 합의가 다 의미가 없다는 얘기 아닙니까.
◇ 김현정> 너무 연내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 김종대> 우리가 나이 먹는 거에 민감하더니 이런 거에도 좀 민감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야당이 지금 얘기합니다. 자꾸만 답방을 구걸하지 말아라. 야당이라 하면 여기서 한국당이죠.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도 다른 입장이시지 않아요?
◆ 김종대> 저는 그 구걸이라기보다는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당당하게 요구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저는 만일에 이렇게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 올 생각이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서울로 불러들였다면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김정은 위원장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지렛대가 커졌구나. 그런데 아직은 결정적인 지렛대는 북미 관계지 남북 관계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해도 될 수 있을까? 그래서 한번 요구도 해 보고 한번 답변도 기다려보자. 이런 입장이었지 이걸 구걸이다, 굴종이다. 이렇게 표현해버리면 남북 관계 안 풀리고 그런 적대 관계에서 언제 외교가 되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연초에는 올 거다.
◆ 김종대> 연초에? 제가 언제 그랬습니까? 연초가 더 좋다 그랬죠. 연초가 더 좋다.
◇ 김현정> 그럼 연초에도 안 올 수 있다고 보세요?
◆ 김종대> 그거야 지금 북한이 화가 많이 나 있는데 미국이 협상안을 그럴 듯하게 제시하지 않고.
◆ 김종대> 미국에 상당부분 50%. 또 그 다음에 국제 제재는 계속 또 압박의 수위를 높여간다. 이렇게 되면 놓칠 수 있는 거죠. 이게 왜 연내, 연초.
◇ 김현정> 아니, 왜냐하면 북미 정상 회담이 1, 2월이라고 하니까 그전에는 만나겠구나.
◆ 김종대> 그러니까 유일한 변수는 그거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북한이 기대를 걸고 있는 건 지금 북미 정상 회담입니다. 그걸 위한 지렛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활용해 왔어요. 그렇다면 이 흐름이 이 시퀀스가 계속 굴러갈 수 있는 긍정적 신호가 나와야 됩니다. 그럴 때 답방이 오히려 북미 정상 회담 이후에도 올 수 있다는 게 어제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었습니다.
◇ 김현정> 김종대 의원도 동의하신단 말씀이시고요.
◆ 김종대> 그럼요.
◇ 김현정> 이 이야기 살짝 하려고 했는데 말씀 듣다 보니까 좀 길어졌어요.
◆ 김종대> 말을 시키니까 그렇죠. (웃음)
◇ 김현정> (웃음) 시원한 말씀 여러 가지 분석 잘해 주셨고. 한미 방위 분담금 얘기, 사실 오늘은 이 얘기를 더 하고 싶었는데 새로 판을 짜야 됩니다. 새 계약. 집세 전세 계약하듯이 다시 계약을 해야 되는데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2배를 올려달라. 이게 맞아요? 일단 요구한 건 맞아요?
◆ 김종대> 그게 건물주 갑질하고 똑같은 건데. 그 궁중족발 사건도 있지 않았습니까? 갑자기 2배 올려 달라 그러면 이거 뭐 어떻게 깨자는 거 같은데 이건 트럼프 대통령의 자존심 같아요. 사실 미국이 한미 동맹 비용에 있어가지고 방위비 분담금은 제일 작은 부분입니다. 이게 지금 9600억 원 정도 지급을 하는데 5년 단위 협상을 하거든요. 그런데 올해가 5년 마지막 해니까 내년부터는 새로운 협상안이 타결이 돼야 되는데 그걸 트럼프 대통령은 2배 올려달라.
◇ 김현정> 2배. 갑자기.
◆ 김종대> 그러니까 건물주가 장사 잘하고 있는데 2배 올려 달라고 궁중족발 사건이 터진 거예요.
◇ 김현정> 궁중족발의 경우는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고 이게 약간. 분쟁 중이니까 그거하고 자꾸 비유하지는 마시고.
◆ 김종대> 이게 갑질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런데 2배 올려달라고 그랬는데 사실 집세보다도 한미 동맹은 무기 거래가 6배 이상 많고 지금 우리가 한 6조원에서 7조 원어치 정도 미국 무기를 매년 사 주고 있거든요. 거기에다 평택 기지는 공사비만 100억 달러. 총 12조 원가량 들었는데 92%를 우리가 부담했거든요. 그러니까 아주 호화 빌딩을 지어준 거라고요. 토지도 무상으로 공여했고. 그러니까 이런 거에 비하면 1조원짜리 방위비 분담금이라는 건 사실 가장 푼돈에 불과한 겁니다. 그런데도 다른 거 없이 이거에 이렇게 목을 매는 이유는 본인이 선거 유세 기간 전부터 해 왔던 일종의 자기 정치예요. 미국 국민들한테 그걸 얘기를 했거든요.
◇ 김현정> 보여주고 싶은 거.
◆ 김종대> 그런데 지금 한미 자동차 협상도 진행 중에 있고 FTA 개정도 얘기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하고 함께 이 한반도 문제도 풀어야 되고 그다음에 FTA 문제도 풀어야 되고 자동차 관세 제로. 그것도 유지해야 되고 이런 입장에 처해 있으니까 이 푼돈 줘버리고 더 큰 거 얻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우리 정부 입장에서.
◆ 김종대> 이게 지금 복잡해진 겁니다. 방위비 분담금 논리 자체로만 보자면 2배 올려 달라는 갑질. 이런 횡포는 전래도 없고.
◇ 김현정> 받아들이면 안 되는데.
◆ 김종대> 안 되는데.
◇ 김현정> 다른 게 너무 많이 걸려 있군요. 자동차며 뭐며 관세 협상.
◆ 김종대> 별의별 게 다 걸려 있어요.
◇ 김현정> 별의 별 게 다 걸려 있어서.
◆ 김종대> 그러니까 이걸 갖다가 1조 원 좀 늘려줘, 50% 정도 늘려 달라는 게 협상팀 요구인데 한 4500억 정도 늘리는 거거든요. 국가 관계로 봐서는 사실은 푼돈인데 자존심이 문제가 된 겁니다, 이게 한미 간에.
◇ 김현정> 그러면 김종대 의원 보시기에 실리적으로 봤을 때 자존심으로 봤을 때 실리적으로 봤을 때 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는 어디 정도가 절충점이라고 보세요, 이 협상?
◆ 김종대> 물가 상승률 5%에다가 성의 한 5% 정도 더 붙여서 10%만 해도 많지. 이 방위비 분담금을 그럼 1조 원을 넘게 주면 쓸 데가 없어요, 미군이. 병력이 줄어가지고. 매년 저금해 놓는다고.
◇ 김현정> 쓸 데도 없는 돈을 이렇게 터무니없이 요구하는 건, 자존심만으로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 김종대> 주둔 비용이 이제 얼마 안 돼요.
◇ 김현정> 보통 횡포가 아니네요.
◆ 김종대> 그러면 그거 어떻게 하느냐. 은행에 예금해서 이자 놀이한다고.
◇ 김현정> 그래요? 듣다 보니까 어이가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이 사실 다 알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쇼잉하듯이 이렇게 하더라도 마지막에는 절충점 결국 찾을 거라고 보세요, 한 10%로?
◆ 김종대> 아니, 이제 더 버틸 겁니다. 협상이 더 늦어질 것 가능성이 있어요, 결렬돼서. 그러다가 내년 초에 또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극적으로 한다면 올해 50% 이하로 어느 정도 협상하고 퉁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만 한 번 더 버텨도 문제 없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 김종대> 그렇죠. 저런 생떼. 작전 비용을 대라는 건데 이건 전례도 없고요. 아니, 제가 여기 출연하면 출연료 받으면 됐지 올 때 모범택시 탔으니 그 비용도 내놔라, 뭐 해라. 이런 거까지 요구해야 됩니까? 내가 오는 비용까지 요구해야 되냐고.
◇ 김현정> 요구하실 수도 있어요.
◆ 김종대> 아니잖아요. 쥐꼬리만 한 출연료에 제가 그런 거까지 뭐 치사하게 할 수는 없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렇게 비유를 해 주시니까 쉽게 이해가 되네요. 2배까지 요구하는 거 이거는 횡포다. 다만 우리의 상황이 절박하게 때문에 지금 그걸 노리고 있는 건데 우리도 버티는 것이 지금으로선 낫다는 말씀.
◆ 김종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고 또 모시도록 하죠. 김 의원님, 수고하셨습니다.
◆ 김종대>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의담 김종대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