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나는 文정부 초대 부총리"…야당 출마설에 선긋기

"혁신성장 아젠다화·대외리스크 대처 등 보람으로 남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퇴임을 앞두고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 "저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라며 보수야당 출마설을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기자단과 만나 1년 6개월 재임 기간 동안 가장 아쉬움이 남은 문제로 일자리 문제를 꼽으며 "올 하반기 들어 가슴에 숯검댕이를 안고 살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김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최근 1년 6개월 임기 동안 아쉬웠던 점과 보람찼던 일은 무엇인가? 평소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지 않고 소득분배 개선도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는데 언제쯤 좋아질까?

= 지난 1년 반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다. 개인적으로 주어진 일 따라가면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소신껏 하는 것에 성취감과 보람 느끼며 일하는 편이다. 지난 기간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보람 있고 행복했다. 국가를 위해 오랜 기간 제게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퇴임하는 마지막까지 제가 할 일이 주어진 것도 대단히 감사하다.

지난 1년 6개월 했던 일 가운데 보람 있고 기억에 남던 일은 첫째로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분들의 말씀, 눈길, 마음으로 느낀 교류다. 부총리 재임 중 현장방문만 60회 가까이 했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가슴 깊이 느끼려고 애썼다. 형식적 행사가 아니라. 현장에 가지 않았는데도 길에서 마주쳐 말을 건넨 분도 많았다. KTX에서 만난 여자분은 제게 "잘 부탁한다"고 하시길래 "뭘 말씀이요?" 했더니 "우리 경제요"라고 하신 일이 기억에 남는다.


둘째로는 최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 마지막 날, 예결위원들께서 수고했다고 박수쳐주셔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또 에피소드를 말씀 드리면 대외적으로 므누신 미 재무장관을 포함해 많은 재무장관, 국제기구 수장과 친밀한 관계 유지했는데, 므누신 장관과는 G20 재무장관에서 밤 10시에 만나 가족, 취미 얘기 등을 나누기도 했다. 덕분에 미국과 환율 협상 등을 100% 만족스럽게 했다.

보람 있던 일이라면 첫째로는 제가 혁신성장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면서 우리 경제의 큰 축으로 아젠다화한 것이 보람있다.

대외 여러 위험요인 리스크 대처를 나름 잘했다는 점에도 자부심을 갖는다. 대외변수는 잘못되면 우리 경제에 큰 파장을 미치는데, 잘 해결되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지나간다. 한중 관계, 한-캐나다 통화스와프, 한미FTA, 철강 쿼터, 환율 협상, G20에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 등, 여러 쌍무협상 등에서 보람 있엇다.

과거 정부에서 단호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끌어온 구조적 문제를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 보람 있다. 구조 개혁은 여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계속 신경 써야겠지만, 우리 경제 위험요인으로 진화되기 전에 제 책임 아래 마무리 지어 보람을 느낀다. 제가 말씀드린 것들은 2기 경제팀도 관심 갖고 잘 하리라 믿는다.

아쉬운 점으로는 역시 일자리다. 국회에서도 말했지만 올 하반기 들어 숯 검댕이를 가슴에 안고 사는 것처럼 살았다. 부총리 하기 전에 대학 총장하면서 취업 준비하는 학생들 많이 만나봐서 피부로 느꼈다. 일자리 문제, 소득분배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 상황과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앞으로 2기팀도 이 문제에 천착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 김 부총리의 향후 행보와 일정은?

= 제 행보는 여러 차례 말했는데, 지난 토요일까지는 맡은 일 때문에 경황 없이 매진했고다. 제게 주어진 일의 무게가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그 일을 완수하는데 신경을 다 썼고, 오늘 퇴임하면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간다. 특별히 계획한 것도 없다.

이런 저런 질문이 있는데 분명히 말하는 것은 저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다. 그렇게 이해해달라. 오늘 이임하면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간다. 이임사에도 썼지만, 그런 점에서 저의 자유와 빈 공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겠다.

▶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주52시간 등 정부 정책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많이 얘기했다. 지금 현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또 2기 경제정책팀에 조언한다면?

= 떠나는 마당에 정책 등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 이제 2기 팀과 교대하는 상황이어서 정책 내용과 방향에 대해서는 2기 팀에서 책임지고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같은 맥락에서 2기팀에게도 충고의 말이나 제언도 적절치 않다. 홍남기 신임 부총리를 비롯한 2기팀에서 책임을 맡고, 잘 하도록 저는 밖에서 성원하고 다른 많은 분도 도와주시는 것이 맞다.

▶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고도 말했다. 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 때문에 좌초되거나 아쉬움 남는 일이 있나?

=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와 사회 모든 문제들은 구조적 문제가 많다. 우리 경제가 경기상로도 복합적인 문제지만 구조적 문제가 많다. 구조적 문제는 사회 보상체계나 정해진 틀 때문에 해결하기 어렵다.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간에 얽혀있고, 여러 타협과 조정, 양보, 희생 기반으로 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는 풀기에 굉장히 어렵고,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다. 정치는 단순히 여의도 국회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 관련된 문제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 사회지도층이나, 더 많이 가진 경제주체의 양보와 희생, 긴 안목으로 사회 전체를 봐서 제대로 가기 위해 필요한 양보와 타협. 이런 것이 우리 사회 갈등 넘어서서 필요한데 안타까운 일 많았다.

경제정책과 사회갈등 등을 고려하면서 해야 하는 사회적 의사결정에 관련된 말씀을 드렸다. 국회 예결위 답변서에도 썼는데, 그 때에는 사회경제의 많은 문제 해결하려는 법안에 대해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더 긴 시계, 안목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문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측면으로 이해해달라.

▶ 혁신성장을 많이 강조해는데, 앞으로 혁신성장 관련 과제들이 많다, 혁신성장 관련 홍 신임 부총리도 속도를 높인다고 했는데, 요령을 조언한다면?

= 홍 부총리는 잘 안다. 같이 근무도 했고, 특장이 많은 공직자고, 제가 좋아하는 후배기도 하다. 홍 부총리가 추진력이나 일에 대한 헌신 등에서 대단한 특장 가진 분이다. 혁신성장에 대해서 홍 부총리가 1기팀이 만든 것을 토대로 가속을 붙이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의 책임감, 추진력 등을 보면 잘할 것이다.

1기팀은 경제패러다임 전환에 신경 쓴 팀이다. 경제패러다임 전환에 있어 당연히 이견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과정에서 토대가 어느 정도 만들어졌으니 자신의 특장을 살려서 추동력있게 추진할 것이다. 어떤 식으로 특별히 첨언하지 않아도 알아서 할 것이다.

▶ 예산안 관련, 논의 과정에서 김 부총리가 일부 사안을 굉장히 반대했다고 들었다. 결국 관철이 못된 것도 있다. 여야 협상 과정에서 아쉬운 지점은 어디인가?

= 제일 어려웠던 점은 선거법 문제와 연계되면서 마지막 단계 타결에서 여러 힘든 상황이 있었다. 내용에서는 제가 신경 쓴 일은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국정과제 관철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일부 예산 삭감, 증액된 곳 있겠지만 큰 틀에서 많은 것들을 지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자긍심 느낀다. 개별 사업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중요한 이슈들, 예를 들어 남북 경협 등에서 SOC 등 큰 틀에서 신경은 썼지만 개별적인 것은 실무자에 맡겼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