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6일 부산 원정에서 3대1로 승리했던 서울은 1, 2차전 합계 4대2로 앞서며 극적인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스플릿 라운드 도입 후 첫 하위 스플릿에서 경기한 데 이어 리그 11위로 최악의 부진을 겪은 서울이지만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15분에야 첫 슈팅이 나왔을 정도로 수비적인 경기 끝에 힘겹게 부산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렸다.
특히 2차전에서 경기 내내 밀렸던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에 박주영이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약 40m나 되는 먼 거리에서 때린 감각적인 중거리 슛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이 골은 서울의 극적인 잔류를 자축하는 골이 됐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각 소리에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서울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마치 우승한 것처럼 기뻐했다. 서울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팀이 부산 원정응원석에서 힘을 모아 응원하는 보기 힘든 광경만큼이나 낯선 모습이었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은 잠깐이었다. 2018시즌 내내 위기 상황을 겪은 서울은 2019시즌의 반등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웃고 떠들 시간이 없었다.
최용수 감독은 내년 시즌 서울에 대해 “환상적인 팀을 만들어 좋은 축구를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면서 “여기까지 온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젊고 역동적인 축구를 하는 미래지향적인 팀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 박주영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텨왔다는 점에서 골을 넣었을 때 마음이 후련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다른 느낌이 더 컸다”면서 “선수들이나 팀이나 다시는 이런 상황을 맞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에서 (골은 넣었지만)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부리그에 잔류하고도 크게 웃지 못한 서울과 달리 비록 아쉽게 승격의 문턱에서 멈춰선 최윤겸 부산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3골의 격차를 넘기에는 상대 수비가 너무 강했다”고 평가한 최윤겸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멋진 경기를 했다.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준 것 만족스럽다. 부산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지만 감독으로서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은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