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수 사망' 성토…"인민재판 칼, 되돌아간다"

야권 유력 인사들 조문 이어져…한국당 원내대표 후보들 ‘文, 검찰’ 비판

어제 숨진 채 발견된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빈소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의 유력 인사들이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투신자살한 데 대해 "인민재판의 희생양"이라며 주말 사이 정부‧여당을 맹비난했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학용 의원은 9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명예를 생명으로 여기는 군인을 상대로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흘려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인민재판식 수사가 과연 정부가 말하는 정의이냐"며 성토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사령관은 세월호 유족들을 사찰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고, 법원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지 4일 만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했다"며 "법원도 인정치 않는 증거를 갖고 검찰이 고인을 몰아붙인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고도 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과도한 적폐청산의 칼춤, 스스로에게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재인 정부의 살기등등한 적폐청산의 칼 끝이 또 한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김 의원과 경쟁하고 있다.

그는 "더 이상의 집착은 새로운 적폐로 남아 결국 자신들에게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며 "로베스피에르의 단두대가 생각난다"고 성토했다. 문 정권과 검찰이 공포정치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도 이 전 사령관의 빈소를 찾아 검찰의 부당함을 비판했다. 박근혜 정무 마지막 국무총리인 황교안 전 총리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수사가 잘 돼야 하는데 안타까운 측면이 많다"며 "표적 수사, 과잉 수사, 경우에 따라선 별건 수사라고 하는 이런 수사 형태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의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는 빈소를 조문한 뒤 "세월호 사찰 부분은 당시 수색 과정에서 군 병력이 많이 투입됐기 때문에 기무사가 해당 현장에서 활동을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검찰이 이런 사건을 조사할 때는 굉장히 조심해야 하고, 명확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우리 군의 명예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투신해 숨을 거뒀다. 그는 앞서 세월호 유족들의 동향을 사찰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혐의(직권남용)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이를 지난 3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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