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에너지 절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유병언 이사장은 "중소기업들이 에너지 절감 및 효율적 사용에 관심이 많지만 자금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산업부문 에너지 효율 관련 정부지원 자금규모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전력효율향상사업 예산은 2012년 793억원에서 올해 460억원으로 줄었고 에너지이용합리화 자금융자는 2013년 6천억원에서 지난해 3천5백억원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계는 자금여력이 없는 기업의 에너지효율 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보조금이나 융자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병언 이사장은 "에너지 효율 관련 설비 중 FEMS(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효율개선 및 전력비용부담 완화 기여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FEMS는 에너지 사용정보 및 설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분석 및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설치비용은 6억~10억원 들고 구축 시 에너지 절감률이 평균 10%를 상회한다.
중소기업계의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설비투자 지원 확대 요구는 기업들이 느끼는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과 맞물려 있다.
최근 여권에서는 주택·산업용 등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국정과제로 산업용 전기요금 단계적 현실화 계획이 포함돼 있어 앞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중소제조업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주보원 이사장은 "중소 제조업의 토요일 전기요금을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중소기업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2015년 8월부터 1년 간 한시적으로 중·소규모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토요일 낮 시간대에 경부하요금을 적용한 적이 있다.
경부하요금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심야시간대에 적용되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을 말한다.
주보원 이사장은 또 "6월과 11월의 전력 수요는 봄이나 가을철과 비슷하지만 여름이나 겨울철 피크요금을 적용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도 전기요금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는 "어려운 경영환경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추가적인 에너지 비용부담까지 짊어지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높은 전기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초 에너지 분야 민간 전문가 70여명이 참여한 워킹그룹은 정부가 내년까지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라는 권고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