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쓰담쓰담>
◇ 임미현 > 매주 금요일에는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가 진행됩니다. 체육부 박세운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 주제는 어떤 내용인가요?
네. 오늘 주제는 한국 축구의 힘입니다. 유럽에서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 각각 활약하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와 박항서 베트남 감독의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네. 손흥민은 독일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010년 10월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유럽 진출 후 첫 골을 넣었습니다. 당시 나이 18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8년 2개월 만에 유럽 100호 골을 터뜨렸습니다. 손흥민은 어제 새벽에 끝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올시즌 리그 2호, 컵대회 포함 4호 골입니다.
함부르크 유망주였던 손흥민은 독일 레버쿠젠을 거쳐 지금은 토트넘에서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토트넘 구단은 경기 후 공식 SNS를 통해 우리 말로 '쏘니는 사랑입니다'라고 축하 메시지를 건네 팬들을 더 기쁘게 했습니다.
◇ 임미현 > 차범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라고 하는데, 차붐으로 불렸던 차범근. 정말 대단한 선수였잖아요?
차범근은 한국을 넘어 유럽 축구,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의 전설이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 주장 미하엘 발락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한 말이 "여기가 차붐의 나라입니까? 였습니다.
한일월드컵 당시 일화를 또 하나 소개하자면, 차범근은 독일과 파라과이의 16강전을 해설하면서 부진했던 독일의 경기력을 혹평했었습니다. 독일 정도 되는 축구 강국이 한국 해설위원의 평가를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하지만 차붐의 말이라 신경이 쓰였나 봅니다 . 루디 펠러 독일 감독이 직접 불쾌함을 드러냈는데요. 차범근이 독일에서 뛸 때 두통약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며 투덜댔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독일 언론은 차붐의 지적이 맞다며 펠러를 비판했구요. 결국 펠러 감독이 먼저 사과했고 둘은 화해했습니다.
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총 121골을 넣었습니다. 역대 한국인의 유럽 최다 골 기록입니다. 차범근은 작년 국제축구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가장 닮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손흥민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제 손흥민이 전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 임미현 > 손흥민 선수가 언젠가 차붐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겠네요?
현재 만 26세의 손흥민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구요. 올해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 특례를 받으면서 유럽에서 계속 뛸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습니다.
요즘 손흥민에 대해서는 호평 일색입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손흥민이 마치 축구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캐릭터로 늘 자신감에 차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리뉴 감독은 얼마 전 외부 스타 영입에 소극적인 팀 상황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이제 손흥민과 같은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다는 말을 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손흥민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손흥민은 앉아서 의문의 1승을 거뒀습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손흥민이 차붐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한국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 임미현 > 이번에는 아시아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이 또 한번 영웅 대접을 받게 됐다구요.
그렇습니다. 어제 밤 베트남 하노이에서 동남아시아 축구 최강을 가리는 스즈키컵 4강 2차전이 열렸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필리핀을 2대1로 꺾고 1,2차전 합계 점수 4대2로 결승에 올랐습니다.
베트남이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2008년 이후 무려 10년만에 처음입니다. 결승전에서는 말레이시아를 만납니다. 베트남은 이미 예선에서 말레이시아를 2대0으로 꺾은 바 있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 임미현 > 베트남 현지 반응도 뜨거웠겠네요.
베트남 시내 곳곳은 베트남 국기와 박항서 감독의 초상화를 들고 응원하는 팬들의 물결로 가득 했습니다. 일부 남성 팬은 상체에 박항서 감독의 얼굴을 그렸고 베트남 국기 옆에는 늘 태극기가 있었습니다.
박항서 감독의 초상화는 경기장 관중석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구요. 그야말로 신드롬입니다.
◇ 임미현 >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23세 이하 대표팀의 사상 첫 아시아 챔피언십 결승 진출을 이끌었구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사상 최초의 4강 진출을 달성했습니다. 또 7년만에 베트남을 FIFA 랭킹 100위권에 진입시켰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국민 영웅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베트남 취재진의 반옹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베트남은 올해 아시안게임 축구 3-4위전에서 패해 아깝게 동메달을 놓쳤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기자들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을 향해 기립박수를 건넸습니다. 승패를 떠나 영웅 대접을 한 것입니다.
베트남 기업가들은 선물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기본이고 무려 3채의 집도 선물로 받았다고 합니다. 또 박항서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다음주 베트남 전국에서 개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