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결승, 팬 위한 보상” 박항서 감독의 깊은 속내

스즈키컵 유일한 우승 기록한 2008년 이후 첫 결승 진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동남아 축구의 최강을 가리는 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했다. 베트남의 결승 상대는 조별예선에서 승리했던 말레이시아라는 점에서 우승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노컷뉴스DB)
박항서 감독이 10년 만의 스즈키컵 결승 진출을 베트남 국민의 공으로 돌렸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6일(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의 마이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필리핀과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에서 후반 38분과 후반 41분에 연이어 터진 응우옌 꽝하이, 응우옌 꽁푸엉의 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에서 2대1 승리로 승리했던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4대2로 크게 앞서며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했다. 2008년 당시 베트남은 스즈키컵에서 우승했다. 이 때문에 이번 결승 진출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필리핀전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이 10년 만에 스즈키컵 결승에 올라갔다. 이것은 우리 팀과 선수를 응원해준 팬을 위한 보상이다. 함께 싸워준 팬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항서 감독은 상당히 치열했던 필리핀과 2차전에서 후반 38분에 터진 응우옌 꽝하이의 선제골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0대0으로 팽팽한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판반둑이 왼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어 페널티박스까지 돌파한 뒤 골문을 향해 쇄도하는 꽝하이를 향해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고, 꽝하이는 침착하게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 골로 무너진 필리핀은 결국 3분 뒤 응우옌 꽁푸엉에게 결승골까지 내줬다.

박항서 감독은 “꽝하이의 골에 앞서 반둑의 패스가 좋았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이 이 경기에서 가장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항서 감독은 후반 들어 후반 17분 루엉쑤언쯔엉, 후반 29분 응우옌 아인둑을 차례로 교체했다. 두 명의 주전을 연이어 교체하는 승부수였다.

이 교체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필리핀을 분석한 결과 후반 20분 이후 경기력이 좋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그래서 선수들에게 수비를 단단히 할 것을 주문했다. 결국 모든 흐름이 구상한 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상대 감독인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에릭손 감독은 세계적인 수준의 지도자다. 그와 대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에 도전하는 베트남의 마지막 상대는 말레이시아다. 조별예선에서 한 차례 상대해 2대0 승리를 맛본 박항서 감독이지만 경계의 끈을 절대 놓지 않았다.

“조별예선에서 0-2로 지긴 했지만 말레이시아는 여러 명의 선수가 우리를 위협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고 경계한 박항서 감독은 “더욱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분명한 우승 의지를 선보였다.

한편 AFF 스즈키컵 2018 결승전은 오는 11일 말레시이아, 15일 베트남에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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