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미팅에도' 침묵한 헤인즈, SK 6연패 수렁

애런 헤인즈. (사진=KBL 제공)
"애런과 수년을 같이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은 처음이예요."

SK 문경은 감독은 열흘 휴식기 동안 애런 헤인즈와 장시간 미팅을 했다. 헤인즈는 11월13일 삼성전을 통해 복귀했다. 하지만 삼성전 승리 이후 내리 5경기를 졌다. "헤인즈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6일 SK전을 앞두고 "경기를 보면 움직임이 예전 몸은 아니다"면서 "다만 중간에 들어온 거라 부상 때문인지, 경기 체력 문제인지 지켜봐야 한다. 브레이크 타임이 약이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로서는 헤인즈의 기를 살려줄 필요가 있었다.


문경은 감독은 "헤인즈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본인 컨디션이 안 올라와 5연패를 했다 생각할까봐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했다. 미안해하고 있다"면서 "때가 안 좋았다. 김민수, 최부경, 안영준이 모두 없었다. 장신 포워드들이 같이 달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시간 미팅을 통해 강조한 것은 두 가지다. 간단했다. 많은 역할보다 꼭 필요한 역할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문경은 감독은 "코트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헤인즈 덕분에 김선형이 1번으로 갔고, 김민수도 4번인데 외곽을 던질 수 있었다. 지금은 코트에서 이야기하는 게 전혀 없다"면서 "두 번째는 리바운드를 잡으면 치고 나가라고 했다. 아웃넘버를 만드는 게 장점인데 지금 SK가 속공 꼴찌"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결사 역할에 리바운드, 어시스트까지 다 바랄 수 없다"면서 "수년을 같이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헤인즈는 침묵했다.

SK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SKT 5GX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원정 경기에서 58대88, 30점 차로 완패했다. 이로써 SK는 6연패 늪에 빠지며 7위로 내려앉았다. 전자랜드는 12승7패 3위.

헤인즈의 장점인 미드레인지 점퍼는 물론 돌파도 소용이 없었다. 점퍼는 림을 외면했고, 돌파는 전자랜드의 골밑에 막혔다. 문경은 감독이 기대했던 속공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김선형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2쿼터까지 5개의 슛을 던져 1개만 성공시켰다.

오데리언 바셋 대신 합류한 새 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쏜튼도 기대 이하였다. 문경은 감독은 "슈터로서 움직임이 좋다"고 말했지만, 슛은 번번이 림을 빗나갔다. 2점 8개를 모두 놓쳤고, 3점은 3개 중 1개를 넣었다.

1쿼터부터 전자랜드가 쭉쭉 달아났다. 1쿼터 스코어는 22대10 전자랜드의 리드. 2쿼터는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SK는 2쿼터 단 9점에 그쳤다. 전자랜드는 기디 팟츠, 머피 할로웨이, 박찬희가 공격을 이끌면서 41대19로 크게 앞섰다.

SK의 전반 19점은 올 시즌 전반 최소 득점.

3쿼터 헤인즈가 7점을 올렸다. 하지만 헤인즈다운 공격은 없었다. 전자랜드는 그야말로 신나게 공격을 펼쳤다. 3쿼터까지 전자랜드의 득점은 69점. SK는 34점이었다. 점수 차는 35점.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헤인즈는 이미 승부가 갈린 4쿼터 벤치를 지켰다. SK는 최부경(14점)과 쏜튼(11점)이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기대했던 헤인즈가 막히니 무기력한 SK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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