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은 최근 중국 21세 이하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는 과감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국제무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국 축구의 체질 개선을 위한 선택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 당시 변방이던 한국의 깜짝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끈 주인공인 만큼 중국 축구의 미래 자원을 지도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이 걸었던 길을 따르겠다는 중국의 구상은 단순히 히딩크 감독 영입에 그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코칭스태프, 선수로 뛰었던 한국 축구 지도자도 영입해 중국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맡아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 때문에 최진한 전 경남 감독과 최진한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이운재 수원 삼성 골키퍼 코치가 중국 축구대표팀의 코칭스태프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중국 대표팀을 이끄는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리피 감독 체제가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해산하며 새롭게 출범하는 대표팀에 한국인 코칭스태프를 영입한다는 것.
최진한 전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당시 트레이너였고, 최진철 경기위원장과 이운재 코치는 각각 수비와 골키퍼 포지션의 주전 선수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당시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적임자로 낙점됐다.
베트남이 지난해 히딩크 감독을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보좌했던 코칭스태프 중 한 명이었던 박항서 감독을 영입해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등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도 분명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중국축구협회의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현재 최 전 감독과 이 코치는 중국으로 건너갔고, 최진철 경기위원장은 K리그 일정이 남아 국내에 남아있다.
최진철 경기위원장은 6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계약서를 본 것도 아니고, 사인도 하지 않았다. 이야기만 들었을 뿐 무슨 팀인지도 알지 못한다”면서 “9일까지 K리그 일정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내 일을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