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장 난 녹음기' 발언을 문제 삼자 그렇게 말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런데 그게 어째서' 라는 투로 답변했다.
그는 같은 당 박맹우 의원과는 입씨름에 가까운 논쟁을 벌이다 "답변 좀 간단히 해달라"는 홍일표 위원장의 제지를 받고서야 멈췄다.
백 전 장관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선, 걸핏하면 합당한 이유도 없이 탈원전을 비판하는 행태를 '기승전 탈원전'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전임자의 직선적 태도가 문제가 됐다면 현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소극적인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탈원전 정책을 점검하기 위한 국회 에너지 특위가 사실상 첫 회의를 연 지난달 30일, 성 장관은 한국당 의원들의 릴레이 공세를 받았다.
의원들의 질문 가운데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참한 코미디언'에 비유하거나 성 장관 자신을 '앞잡이'라고 비하하는 등 정도를 벗어난 것도 있었다.
심지어 이채익 의원은 갑자기 책상을 쾅 치고 일어나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했지만 장관은 묵묵히 듣기만 했다.
보다 못한 여당 의원들이 나서서 견제했지만, 동시에 성 장관에게도 쓴 소리를 했다.
여당 간사인 전현희 의원은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정부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정부 대응이 안이하다고 질타했다. 변재일 의원은 "자기가 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부 내에선 학자 출신에 에너지 전문가인 전임 장관과 달리 현 장관은 관료 출신에 산업 전문가인 점을 주목하고 있다. 태생적 이유로 국회를 대하는 업무 스타일에 차이가 있을 뿐 별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 주요 파트너인 야당뿐만 아니라 보수언론이나 원자력학계 등의 비판 공세에도 산업부는 미온적 대처에 머물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계기로 불거진 '원전 세일즈 모순론'이나 '새만금 태양광단지' 등의 논란에선 뚜렷한 대응논리를 만들지 못해 여론전에서 밀리는 듯한 인상마저 보였다.
이렇다보니 국민 10명 중 7명이 원전을 지지한다는 원자력학회 여론조사가 사실처럼 굳어지고, 가짜뉴스에 가까운 왜곡된 정보마저 여과없이 유통되는 현실이다.
일례로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의 최근 여론조사에선 국민 10명 중 6명이 원전 감축에 동의하는 등 원자력학회 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정부가 뒷짐 진 사이 객관적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국민의 혼란과 우려는 더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산업부 대응은) 특정 신문이 보도하면 방어적으로 나오는 것에 머물러있다"며 "보다 당당하게 홍보해야 한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