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는 최근 지역 자동차부품 제조사 100곳을 상대로 '친환경차 보급 확산에 따른 지역 자동차부품업계 대응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 기업의 59%가 친환경 자동차의 확산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고 부정적 의견을 보인 기업은 41%에 그쳐나 대체로 우려 보다는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차 보급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은 '시장 확대에 따른 신규 수주 증가와 제품 단가 개선(37%)'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다음으로 'R&D 지원 등 각종 정책 지원(29%)'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21%)' 를 들었다.
하지만, 실제 전기차나 수소차 관련 기술을 확보한 지역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조사업체의 84%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기술을 개발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12.0%, 부분적으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4%에 그쳤다.
이같은 사정을 보여주듯, 친환경차 보급에 우려를 표시한 기업들은 '기존제품의 연관성 부족(33%)'과 '관련 기술 미보유(31%)'를 주된 사유로 들었다.
생산품목별로도 친환경차와 제품 및 기술 대체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엔진부품 전문 기업은 전체의 59%가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이에 반해, 차체 생산 기업(68%)이나 조향 및 현가장치 기업(60%), 제동장치(70%)와 기타자동차부품 기업(70%)은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반응이 더 많았다.
친환경차 관련 기술개발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기술개발을 위한 로드맵이 없다'는 답변이 35%로 가장 많았다.
실제 지난 7월 정부는 신산업 기술 로드맵을 통해 중장기 기술 개발 전략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배터리와 센서 등에 집중됐고 기존 자동차부품 산업에 대한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업계 반응이다.
지역기업들은 기술개발 자금 부족(28%)과 전문인력 부재(20%), 원청업체와의 기술협력 부족(13%)도 주요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조사업체의 절반인 49%는 친환경차 확산에 대한 자체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가 친환경차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이전과 개발을 선도해 나갈 R&D 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자동차부품업계가 국내 완성차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산업지형을 바꾸게 될 친환경 미래차 패러다임에 빠르게 대처한다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기존의 완성차-협력업체 간 개별적인 기술개발체계와는 별도로 지역차원에서 친환경자동차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R&D 센터 설립과 전문인력 양성기관 설치 등 공동대응 방안을 서둘러야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