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정현(31·전주 KCC)은 단기간에 남자농구 대표팀의 주축 가드로 자리잡았다. KBL의 간판 슈터이자 빅맨과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스스로 득점을 해결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정현은 레바논에서 개최된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KBL 역대 최고 대우인 연봉 9억2천만원에 'FA 대박'을 터뜨린 이정현은 대표팀의 해결사로 주목받았지만 평균 7.4점, 3점슛 성공률 31.6%에 머물렀다. 무득점 경기도 있었다.
이정현은 대회 후 농구전문매체 '바스켓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핑계일 수 있는데 몸이 진짜 안 좋았다. 3분을 뛰어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안양 KGC인삼공사의 우승에 기여한 2017년 누구보다 많이 뛰었고 시즌 후에는 미국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하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그 여파가 대회에 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다르다. 국제대회 경험을 많이 쌓았고 국가대표 경기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스스로 컨디션을 잘 조절하고 있다. 좋은 몸 상태로 국제대회에 나서는 이정현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주목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FIBA는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9 중국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2라운드 5차시리즈에서 활약한 아시아 각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베스트5를 선정, 발표했다.
이정현은 한국 대표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가드 부문에 선정됐다.
이정현은 지난달 29일과 2일 부산에서 개최된 레바논, 요르단과의 2경기에서 평균 17.0점, 5.0어시스트, 2.5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4.5%를 기록했다. 또 평균 3.0개의 3점슛을 넣었다.
부산 홈 2연전에서 전승을 달성한 한국은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농구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FIBA는 '베테랑 슈팅가드 이정현은 한국 대표팀에게 필요한 임무를 확실히 수행했다. 라건아가 골밑을 맡았다면 이정현은 외곽에서 팀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현은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매경기 최소 1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했고 어시스트도 많이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콤보 가드 중 한명'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은 FIBA가 처음 시도하고 있는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농구 월드컵 예선에서 누구보다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선수 중 한명이다.
이정현은 아시아 예선 1,2라운드 10경기에서 평균 14.2점, 4.9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0경기에서 무려 32개의 3점슛을 성공했는데 이정현보다 더 많은 누적 3점슛 개수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성공률도 48.5%로 높다.
이정현보다 평균 3점슛 개수가 많고 동시에 성공률도 높은 선수는 뉴질랜드의 코리 웹스터(3.2개, 50.0%)와 홍콩의 리 키(3.5개, 52.4%) 등 2명밖에 없다. 두 선수는 각각 5경기에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