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이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리그 11연패를 끊고 짜릿한 시즌 첫 승리를 맛봤다.
V-리그 여자부 기록인 새 시즌 개막 후 리그 11연패는 지난 2007~2008시즌 현대건설이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나왔다. 공교롭게도 이번 역시 현대건설이 쓰린 연패의 주인공이었다.
비단 현대건설의 부진의 늪은 단순히 올 시즌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시즌 막판 정규리그에서 6연패를 당했던 만큼 정규리그만 본다면 무려 17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긴 터널이었다.
특히 올 시즌은 베테랑 센터 김세영(흥국생명)이 자유계약선수로 떠났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데려온 외국인 선수 베키 페리가 4경기 출전을 끝으로 부상으로 팀을 떠나는 악재도 있었다. 스페인 출신 새 외국인 선수 마야가 합류하며 시즌 초반 준비했던 전술은 무위가 됐고, 시즌이 시작한 뒤 새롭게 전술을 익히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에도 기회가 찾아왔다. 외국인 선수 알레나가 발목 부상으로 3라운드에 출전하지 못하는 인삼공사를 3라운드 두 번째 경기 만에 만나게 된 것.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대라 다소 의미는 퇴색될 수 있지만 그래도 승리가 누구보다 절실했던 현대건설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세트 스코어 3-0의 기분 좋은 경기로 승점 3점을 손에 넣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만난 양효진은 “인터뷰실 진짜 오랜만이다. 반갑다”고 환하게 웃었다. 올 시즌 현대건설의 주장을 맡은 양효진은 “우리가 이번 시즌 통틀어서 수비나 디그, 연결, 공격, 그리고 팀워크가 오늘 가장 좋았다”고 승리 비결을 꼽았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초반에 잘 나가다가 후반에 떨어진 게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느낌이다. 돌파구를 찾았어야 하는데 그걸 찾지 못했다. 10년 전에 (11)연패하고 그다음 해에 우승했다. 이번에도 올 시즌 과도기를 겪고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서 제 몫을 한 베테랑 황연주도 “계속 지고 있으니 더 이상 부담될 것도 없었지만 오늘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지면 한강에 가서 빠져 죽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다”고 농담 섞인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도희 감독은 연패가 계속되는 동안 선수들에게 제대로 된 휴식을 주지 못했다면서 열흘 뒤 열릴 흥국생명 원정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부족한 휴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황연주는 “우리가 힘들 게 뭐가 더 있겠나. 지는 것이 가장 힘들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올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