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2A호 발사 '성공'…내년 7월께 기상데이터 제공 예상

국내 기업 30여곳 '기술 독립'에 기여…정지궤도위성 기술보유국 대열 합류
대형 발사체 기술 확보 등이 숙제

5일 오전 독자 기술로 만든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2A호'를 우주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약 한 달 뒤 위성이 본 궤도에 안착해 6개월간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확인되면 위성 개발은 최종적으로 '성공' 판정을 받게 된다. 새 자동차를 개발해 고속도로에 올려놓았지만, 이 자동차가 제대로 달릴 수 있을지는 더 살펴봐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지궤도 위성은 한 지점을 계속 관찰할 수 있게 일정한 궤도에서 지구 자전과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위성이다. 천리안 2A호는 동경 128.2도, 고도 3만6천㎞에 머물며 한반도 주변과 우주의 기상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는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현재 이런 정지궤도 위성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인도,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7개국 정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은 지난 2011년부터 천리안 2A호의 본체와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다.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독자 설계, 독자 제작이다 보니 설계 단계에서 제작 단계로 갈 때와 시험 과정 등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나타났다"며 "이를 하나하나 발견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단 3.5t급 정지궤도 위성의 플랫폼을 확보하며 다른 정지궤도 위성 개발로도 확장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탑재체만 달리 달면 통신위성 등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탑재체 개발에는 다른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 천리안 2A호의 경우에는 기상 탑재체를 미국 해리스사에서 구매했다.

천리안 같은 정지궤도 위성을 올릴 수 있는 대형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숙제다. 항우연은 누리호를 플랫폼으로 삼아 이런 발사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 단장은 국내 기업 30여 곳의 참여로 정지궤도 위성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위성 구조체 제작과 조립 시험 등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참여했고 지상국 소프트웨어(SW) 개발에는 쎄트렉아이가 기여했다. AP우주항공은 전자통합 시험 부분을 지원했다.

천리안 2A호의 성능이 검증된다면 내년 7월부터는 한반도에 고품질의 기상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기능까지 수행했지만 2A호는 '기상 관측'에만 집중한다. 1호보다 4배 더 밝은 '눈'이 달려있어 황사와 화산재 등을 구분할 수 있다. 1호가 보낸 영상은 태풍 중심부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웠지만 2A호는 태풍의 눈 주변 소용돌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도 있다.

김지영 국가기상위성센터 기상연구관은 "관측주기가 15분에서 2분 간격으로 대폭 줄기 때문에 급격히 발달하는 국지성 호우에 대한 대응 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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