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철도 현지 조사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도로 조사는 계속 지연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경의선 도로는 이미 지난 8월에 조사를 끝냈지만 이후 동해선 구간에서는 넉달 가까이 조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
북한이 동해선 고속도로 신설을 요청하면서 남북 간에 입장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지난 8월 중순경 경의선 도로 현지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달리며 도로 상태와 터널, 교량을 점검하는 등 개보수에 필요한 기초 자료 조사를 마쳤다.
그런데 동해선 도로 조사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남북은 지난달 12일 도로공동연구조사단 2차 회의를 열었지만 동해선 현지 공동조사 일정은 잡지 못했다.
주요 쟁점은 '고속도로' 신설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기존 고속도로 개보수와 함께 국도 구간도 고속도로로 현대화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력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의 연결을 염두에 둔 요구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도로 분과회의에서 북측이 금강산에서 원산까지 국도 구간의 고속도로화를 거론했다"며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 도로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북한 국도의 경우 외곽으로 나가면 대부분 비포장이라 상태가 열악하다"며 "이런 상태에서 고속도로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건설 기간도 늘어나고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의 경우 일반 국도에 비해 건설비용이 약 2배 정도 더 들어간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일단 현장 조사를 한 뒤에 고속도로 신설 여부는 추후 논의하자며 북측과 계속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현장을 확인해보지 못해 도로 폭이 얼마인지, 포장상태는 어떤지 등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며 "현재 상태는 국도인데 조사를 해봐야 국도로 할지, 고속도로로 할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연내에 개최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
동해선 철도 조사가 오는 17일에 끝나는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경의선 도로 조사에 일주일이 걸린 것을 감안해 최소한 10일에는 조사가 시작돼야 한다.
이 관계자는 "가급적 빨리 동해선 도로 조사에 착수하려 한다"며 "연내에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일단 동해선 도로 조사팀을 미리 꾸려놓고 북한과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바로 현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