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 성장.예스맨' 공방 벌인 홍남기 청문회

野"소득주도 성장 폐기"요구...홍남기"방향맞다, 수정 보완하겠다"
"예스맨.김수현이 히든원톱 아니냐" 정책 소신 지적에 "소통으로 보완하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4일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소득주도 성장 폐기 공방과 정책 추진 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위장전입 등 부동산 문제나, 병역문제 등 도덕성 문제를 두고 신상털기식 지적을 해온 이전 청문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홍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는 야당 지적에 방향을 유지하면서 수정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은 전 국민이 잘못됐다고 하지 않나"라며 "고용참사, 투자·소득 다 문제 생기는데 왜 잘했다고 하는 것인가"라고 문재인 정부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의 폐기를 요구했다.

홍남기 후보자는 최근 경제침체에 대해"경제가 이렇게 된 것은 그동안 누적됐던 구조적, 경기적 요인이 함께 있다"며 "과거 누적돼왔던 구조 요인, 경제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지체됐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이제까지 시행해왔으나 금년도 소득·경기지표가 부진하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정부가 1년 반 해온 효과는 내년 하반기부터 가시적 지표가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의) 내용상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시장 기대와 달랐던 부분은 수정 보완하겠다"며 수정.보완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야당은 홍 후보자가 소신있게 경제정책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며 '예스맨', '청와대 바지사장'이라 꼬집으며 "소신 없이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부총리 교체로 우리 경제의 희망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해봤는데 홍 후보자의 발언을 보니 결국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인사에서는 홍 후보자를 '원톱'이라고 얘기하지만 시중에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히든 원톱'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시중에서는 홍 후보자가 '청와대 바지사장'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소득주도성장, 주52시간 제도를 그대로 하겠다는데 김동연 부총리와 다른 게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는 "저도 공직생활을 33년 하면서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소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아프게 생각한다"며 "소통을 강화해 제가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민주당 심기준 의원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과 양극화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고 포용국가로 나아가는 데 있어 정책 기획력과 조정 능력이 중요한데, 홍 후보자가 그래서 임명된 것 같다"고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청문회는 정책 질의에 초점이 맞춰지긴 했지만, 홍 후보자의 탈세, 병역면제, 캐비닛 문건 등 도덕성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오피스텔 월세를 45만원 받았다고 했지만 국세청에 신고된 월세 15만원 받은 것으로 돼 있다"며 "소득을 축소 신고한 것이 아니냐"고 세금축소 신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홍 후보자는 "전세자금 일부만 월세로 해달라고 했기에 그렇게 신고됐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같은당 엄용수 의원은 "작년 청와대 캐비닛 문건에서 일부는 홍 후보자가 재임시절 '내가 작성한 문건이 맞다'고 했다"며 '캐비닛 문건의 사실을 인정해 당시 같이 일한 동료에게 피해를 준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홍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세월호 등 적법하지 않은 지시내용이 담긴 '캐비닛 문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돼 왔다.

홍 후보자는 엄 의원의 질문에 "발견된 문건을 보지는 못했지만, 문건 중에 제가 작성한 것이 포함돼 있어서 그렇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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