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물' 품은 백두산 천지에 빙어가 산다…北 "인공방류 성공"

"방류 1년 만에 100여 마리 채집"…4년 전 방류 실패 후 재도전한 듯

북한이 백두산 천지에 '빙어'를 인공 방류하는 데 성공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백두산 천지에 빙어를 옮겨 자래우는(키우는) 데 성공'이라는 기사에서 지난해 빙어를 인공 방류한 이후 1년 만에 "백두산 천지에 빙어가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도 앞서 지난 2일 현지에서 촬영한 빙어 채집 영상과 함께 관련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백두산 천지 종합탐험대'(이하 탐험대)는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혜산시 신장리 지구 인근 삼수호에서 각기 다른 크기의 살아있는 빙어 2천500여 마리를 천지 호반까지 운반해 방류했다.

큰 빙어 2천여 마리는 천지에 즉각 방류했고, 크기가 작은 나머지 500여 마리는 15일가량 그물 우리 등에서 적응시킨 뒤 방류됐다.


이 과정에서 폭염에 수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과 찬물을 갈아대면서 천지에 운반하여 시연 못과 넓은 연안에 또 천지에 직접 놓아주는 방식"으로 시험과정도 거쳤다고 중앙TV는 소개했다.

그 결과 약 1년 만인 올해 7월 23일 생태환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천지 락원온천 부근에서 9∼12㎝ 크기의 빙어 100여 마리를 채집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후 천지 여러 수역에서 빙어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빙어는 섭씨 12∼16도의 차가운 물에서 사는 물고기다. 남측에서는 겨울철 별미로 유명한 어종이기도 하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4년 살아있는 빙어가 아닌 빙어 알을 직접 천지에 방류한 바 있는데, 당시 한 차례 실패한 뒤 재시도한 끝에 이번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의 분화구에 생성된 호수인 백두산 천지는 그 이름대로 해발 2천200m의 높은 곳에 있다.

평균 수온은 1∼11℃ 정도이며, 한겨울에는 얼음의 두께가 1.2m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기간 문 대통령 내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와 함께 이곳에 올라 미리 챙겨 온 제주도 한라산 물을 합수,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은 '혁명의 성지'로 여기는 백두산의 보전·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번 빙어 인공방류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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