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A지원의 B 판사는 3일 "법관회의 이후 많은 논란이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든 저의 투표결과와 관련해 송구스럽다는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법관회의는 지난달 19일 투표인원 105명 가운데 찬성 53표, 반대 43표, 기권 9표로 사실상 판사탄핵을 요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B 판사가 법관회의에 참석했지만 재석자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의결은 과반 정족수를 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 법원 내부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B 판사는 "우리 지원의 판사님들을 일일이 만나 의견을 청취한 후 무거운 마음으로 (법관회의에) 참석했다"며 "회의 당일 탄핵검토 의견표명과 관련해 다소 완화된 수정안(중대안 헌법위반임을 확인)이 발의된 후 저는 수정안에 대해 분명히 찬성으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워낙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신중히 투표한다는 것이 송신상의 문제가 발생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만약 전송오류에 관해 문제제기를 해 제 의사를 공개적으로 확인했다면 54표로 가결이었다는 것을 솔직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B 판사는 이어 "최종 투표결과를 정식으로 공표하기도 전에 반대취지로 토론하신 한 분이 회의장을 이탈한 가운데 의장님이 투표결과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오류가 있었는지 확인했다"며 "제 이름이 검은색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손을 들어 오류를 지적했다"고 말했다.
B 판사는 "불만의 표시로 회의장을 이탈한 분이 계신 마당에 단 1표 차이로 나온 투표결과를 본 후 다시 투표하는 것은 절절하지 않은 방법이고, 그 당시 최선의 방법은 제 의견과 다른 분들의 의견을 물어 이의가 없다면 처음의 투표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법관회의에서 사실상의 판사탄핵 요구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가진 참석자 모두 의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자신이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상 더 이상의 논쟁은 소모적이라는 게 B 판사 주장의 요지다.
B 판사는 "우리가 토의하고 결의한 탄핵검토 의안은 훗날 대한민국 사법권 독립의 기초가 된 소중한 의견이었다고 평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판사탄핵) 권한이 있는 국회나 헌재가 어떤 결론에 이르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형사재판 결과만 기다리는 것보다 중대한 헌법 위반이었다는 의견 표명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