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 강연 뭉클…"왜곡된 시선 낳는 열등감"

"생선가게 우리 집…너무 컸던 내 열등감"
"토끼와 경주한 거북이는 열등감 없었다"
"열등감, 나는 물론 가족도 망칠 수 있어"

(사진=방송 화면 갈무리)
방송인 이영자가 최근 한 군부대에서 펼친 강연이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서는 군인들이 만나고 싶은 연예인 1위로 뽑힌 이영자가 군부대에서 800여 장병들을 앞에 두고 벌인 강연을 소개했다.

이 강연에서 이영자는 "토끼와 거북이 경주 이야기를 들으면서 늘 생각했다. 거북이는 왜 토끼와 경주를 한다고 했을까?"라며 "나는 거북이가 너무 웃겼다. 누가 봐도 토끼랑 상대가 안 되잖나. 그런데 왜 거북이는 토끼랑 (질게 뻔한) 경기를 했을까? 여러분에게 이 문제를 드리고 제 답은 강연이 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이영자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주변) 상황도 환경도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왜곡된 (내 안의) 열등감, 콤플렉스였다"며 말을 이었다.

"우리 집이 생선 가게였기 때문에 비린내 난다는 게 나의 너무 큰 콤플렉스였다. (코로 냄새 맡는 흉내를 내며) 누군가 이것만 하면 너무 기가 죽었다. 나 혼자 막 '애들이 냄새 난다고 하면 어떡하지?'라고 맨날 벌벌 떨었다. 지금까지도 냄새 맡는 일이 습관이다. 음식 냄새 맡는 게 아니다. 사실은 습관이다. (웃음)"

그는 "나와 상관 없이 친구들이 냄새를 맡거나 (별다른 의도 없이) '무슨 냄새지?'라고 하면 나만 뜨끔했던 것"이라며 "그렇게 하는 친구들이랑 싸우고, 늘 왜곡되고 굴곡지게 (세상을) 봤던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또 크게는 우리 어머니는 철저히 남아선호사상이었다"며 "나는 나중에 알았다. 닭다리가 그렇게 맛있는 것인 줄 말이다. 다리는 오빠, 날개는 아버지, 나는 목살을 줬다"고 덧붙였다.

"엄마의 시대에는 아들을 못 낳으면 쫓겨났다. 그런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우리 엄마는 철저히 아빠, 오빠를 너무 많이 사랑했다. 그래서 나는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그러면 어색하고 민망하다. 나도 모르게 그러한 열등감이 있는 것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나를 좋아한다고?' 특히 남자가 좋아한다고 그러면 '얘가 급전이 필요한가?' '왜 이러지?'라는 의심이 간다."

이영자는 "콤플렉스라는 것이 되게 무섭다"며 장병들에게 "이왕 군대 왔으니까 이 시간은 채워야 되잖나"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잖나. 여러분이 군대에 있는 1년 8개월 동안 스스로에게 집중해서 물어봤으면 좋겠다. '내 열등감이 무엇인지'를 말이다. 그것을 찾아내 초전박살 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세상에서 어떤 소리를 듣더라도 잘못 해석하는 일이 없어져 자신이 망가지지 않는다. 콤플렉스는 나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도 망가질 수 있다."

그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했잖나. 내 결론은 '거북이는 콤플렉스, 열등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냥 자기 길을 간 것뿐"이라며 "(느리다는) 열등감이 없으니까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내가 할 일'이라는 것이 거북이였다고 지금 50대의 나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에서 영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영자는 "사실 이 열등감이라는 것이 너무 무섭다. 내가 알지 못하고 고치지 않으면 평생 세상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의 번역기가 된다. 잘못 번역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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