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나비효과… '트럼프 관세폭탄' 韓 덮치나

GM, 북미지역 대규모 구조조정 발표에 트럼프 '발끈'
트럼프 "수입차 관세 매겼다면 GM 공장 닫지 않을 것"
다시 떠오른 수입車 관세폭탄… "한국 덮치면 엄청난 타격"
이달 4일, 美 - 獨 3사 면담… 분수령 가능성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제공)
잠시 쉬어가는가 싶었던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폭탄 정책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발단은 GM 본사의 구조조정 발표였다.

GM이 북미지역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GM을 압박함과 동시에 GM을 붙잡아 두기 위해 수입차에 고율의 관세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미국 중간선거 이후 잠시 조용했던 수입차 관세폭탄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 GM 구조조정 발표가 부른 '수입차 관세폭탄'

GM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GM은 지난달 26일, 북미지역 공장 5곳과 해외 2곳 그리고 북미지역 노동자 1만 4,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GM은 구조조정의 배경에 대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발표 직후 공장 노동자만큼이나 반발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이번 GM의 구조조정 대상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표밭'인 오하이오와 미시간주에 위치한 공장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이곳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겠다고 약속해 이곳 노동자들의 마음을 샀다.

여기에다 GM이 지난 2009년 파산 당시 60조 원에 달하는 미국 정부의 긴급구제자금을 받아놓고 이제 와 뒤통수를 쳤다는 것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분노도 높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도 강공으로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GM 발표가 있은지 하루 만에 "전기차를 포함해 GM에 들어가는 모든 보조금을 삭감하는 것을 살피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든 카드는 올해 내내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을 괴롭혀 온 '수입차 관세' 카드였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중간선거 이후 수입차 관세 검토를 잠정적으로 미뤄둔 상태였지만 이번 GM 구조조정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외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외국산 제품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도록 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카드를 꺼낸 이유는 수입차에 높은 관세를 매겨야 미국산(産) 차도 지키고 미국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이 공장도 미국에 지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8일엔 "미국에서 소형트럭이 인기 있는 이유는 수년 동안 우리나라(미국)에 들어오는 소형 트럭에 25%의 관세가 붙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그것을 수입차에 부과하면 더 많은 차가 이 곳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GM은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에 있는 공장을 닫지 않을 것"이라며 수입차 관세 부과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 수출량 1/3 美에 의존하는 한국車… 생존 걸렸다

결국 GM이 다시 불러일으킨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카드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파는 일본부터 독일 등을 앞세운 유럽 그리고 한국은 정부와 업계가 올해 내내 미국의 수입차 관세를 막기 위해 뛰어다녔다. 실제 25%에 달하는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5%의 관세는 사실상 수출을 막겠다는 뜻"이라며 "부품에도 관세를 매길 경우 생산단가 상승 등 제조업 전반의 위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 10월 '미국 자동차 고관세 부과의 주요국 영향' 보고서를 통해 관세부과 시 수출감소율이 가장 큰 국가로 한국(-22.7%)을 꼽았다. 뒤로 일본이 21.5%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고 중국 21.3%, 독일 21%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한국은 한 해 자동차 수출량의 1/3을 미국에 팔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차 253만 194대 중 84만 5,319대(33%)를 미국에 팔았다.

특히 르노삼성은 지난해 자사 수출량의 69.9%인 12만 3,002대를 미국에 팔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9월 한미FTA 개정 당시에도 픽업트럭 관세연장 등 자동차 부문 상당수를 미국에 양보했고 대신 이를 근거로 수입차 25% 관세 면제를 요구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수차례 미국으로 넘어가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면담한 상태다.

한편, 미국과 독일 언론에 따르면 이달 4일, 독일 자동차 3사(폭스바겐, BMW, 다임러) CEO가 미국 백악관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에 따라 향후 수입차 관세 폭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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