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윤겸 감독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K리그2(챌린지) 플레이오프. 시즌 종료 후 3주 가까이 쉬었지만, "선수들의 기량은 대전보다 부산이 낫다"는 확신이었다. 비기기만 해도 승강 플레이오프로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부산다운 축구"를 외쳤다. 바로 53골로 K리그2 득점 2위에 오른 공격 축구였다.
결국 부산이 승격 기회를 잡았다.
부산은 1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플레이오프 홈 경기에서 대전을 3대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부산은 K리그1(클래식)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차전은 6일 구덕운동장, 2차전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3주의 휴식. 부산의 걱정거리는 경기 감각이었다. 대전은 11월28일 광주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상황.
대전 고종수 감독은 "부산은 3주 공백이 있을 것이다. 대전-광주전도 전반에 양 팀이 다 안 좋았다. 체력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반대로 경기 감각을 얻고 올라왔다"면서 "기술이 부산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감각이 없으면 기술도 소용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윤겸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최윤겸 감독은 "단판이기에 긴장하지 않고, 가진 기량만 잘 보여주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면서 "연습경기를 대학과 2경기했다. 기량 차는 있겠지만, 다득점 경기였다. 자체 연습경기도 많이 했다. 비겨도 된다는 전략보다 이겨서 올라가는 게 부산스럽다"고 자신했다.
일찌감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6분 호물로가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낮게 깔린 호물로의 프리킥은 수비수와 공격수들을 모두 지나쳐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후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부산은 전반 30분 고경민의 슈팅이 옆그물을 때렸고, 대전은 전반 37분 안주형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또 대전은 전반 39분 윤신영의 헤딩이 골문을 넘었고, 전반 41분 키쭈의 1대1 찬스가 부산 골키퍼 구상민의 선방에 막혔다.
부산이 다시 흐름을 찾았다. 이번에도 세트피스였다. 전반 42분 호물로가 기습적으로 땅볼 프리킥을 때렸고, 고경민이 크로스로 연결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기다리던 노행석이 가볍게 밀어넣어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대전도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고명석 대신 가도에프를, 후반 9분 강윤성 대신 이지솔을 투입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15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골문으로 향했고, 부산 골키퍼 구상민이 힘겹게 쳐냈다. 이어 키쭈가 발을 갖다댔지만, 골대를 맞았다. 다시 경합이 펼쳐졌지만, 구상민이 공을 품에 안았다.
대전은 후반 22분 안주형을 빼고, 유진석을 투입해 마지막 교체카드도 썼다.
부산은 침착하게 승리를 지켰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쐐기를 박았다. 교체 투입된 신영준이 시원한 슈팅으로 8132명, 올 시즌 K리그2 최다를 기록한 부산 관중들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