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유치원법…'나랏돈 횡령' 처벌 여부가 핵심

한국당, 박용진 3법 대응 법률안 발의…"학부모부담금은 일반회계로"
국가가 주는 학부모지원금에 대해서도 "현행 지원금 체제 유지"
박용진3법대로 보조금으로 바꾸면 '횡령죄' 처벌가능
바위행위시 소명 기회 부여, 학교급식법 적용 규모 등도 차이
오는 3일 교육위 법안소위서 치열한 기싸움 예상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소속 교육위 위원들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유치원 3법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이 30일 사립유치원 비리와 관련한 이른바 '박용진 3법'이 발의된 지 39일만에 자체 법률 개정안을 내놨다.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를 분리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지만 학부모지원금을 아예 보조금으로 변경해 이에 대한 비위를 횡령죄로 처벌하자는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과는 여전히 다소의 거리감이 있어 치열한 법산 심사가 예상된다.

한국당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이날 발표한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확보와 유아교육의 질 제고 및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유치원3법 개정방향'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이나 지원금은 국가지원회계로 분류해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학부모 '부담금'을 비롯한 이외 수입은 일반회계로 분류해서 교육청이 아닌 학부모운영위원회에만 보고하면 되도록 했다.

현재 국가가 유치원에 지급하고 있는 바우처 형태의 학부모 '지원금'은 국가지원회계에 포함되지만 교재비나 재료비, 특별활동비 등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따로 받는 학부모 부담금은 국가지원회계에 포함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박용진 3법은 이와 달리 정부가 유치원에 학부모 대신 지원하고 있는 학부모지원금을 국가 '보조금'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텝 투명화를 골자로하는 박용진 3법(유야교육법, 사림학교법, 학교급식법)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용진 3법을 적용하면 박부모지원금에 대한 유치원의 비위가 확인될 경우 형법상 횡령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당 법안은 학부모지원금을 지원금 형태로 둔 채 유아교육법상 관련 벌칙을 추가해 처벌하자는 내용이기 때문에 처벌을 할 확률도, 처벌의 강도도 모두 횡령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 모두에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적용하고 학부모지원금인 누리과정 지원금을 교육목적에 사용하도록 의무를 명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유아교육법상의 처벌규정을 적용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처벌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당 법안은 사립유치원이 회계와 관련해 법 위반 행위를 했을 경우 이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게 하자는 점에 대해서는 박용진 3법과 입장이 같다.

다만 이를 공표하기 전에 유치원이 소명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보다 유치원측에 보다 관대하다.

학교급식법에 대한 입장도 차이가 난다.

박용진 3법은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을 전체 사립유치원으로 규정한 반면 한국당 안은 원생 300명 이상의 유치원으로 제한했다.

정부안이 200인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박용진 3법이 강화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원생 300인 이상인 유치원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당 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자의 안을 들고 오는 3일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연다.

한국당 안에 사립유치원측이 요구했던 시설사용료에 대한 보상이 빠진 점과 소위의 심사과정을 중계방송으로 공개하자는 점 등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견이 없는 상태지만 사유재산성과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두 기본적인 가치를 근거로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박용진 3법의 대표발의자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유치원 회계를 학부모지원금 회계와 일반 회계로 나누자는 것이 학부모부담금을 (유치원 마음대로) 막 쓰자는 것이라면 국민상식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두 종류의 회계를 모두 에듀파인으로 관리한다면 분리할 이유가 없다. 한국당 안의 조문을 조목조목 따져보고 소위에서 어떻게 실현할지를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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